저 밑의 글에 덧글을 달다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지기도 했고,
최근에 비슷한 고민이 많이 올라오는 듯 해서,
이렇게 따로 글로 적어 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
부담없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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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는데 떨리는 감정이 별로 없다.
생각만큼 좋지 않다. 만나다 보면 나아질까.
요즘 이런 고민 참 많은듯 해요.
옆구리가 시린 시즌인 만큼
급하게 만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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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인 호감을 느끼고 사귀게 되는 경우는
정말 상대에 대해 알아서 호감을 느꼈다기보단
각자의 환상에 의해 호감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지는건 몇초 걸리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렇게 생각하면 바로 사귀는 것도 별 문제 없겠다 싶지만,
연애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환상만 너무 크다는게 문제가 되는듯 해요.
즉 얼마 안되는 과거의 경험이나,
영화나 소설과 같은 단편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상대방과 사랑에 대해 막연히 좋을 것이라는
기대만 갖고 있다는 거죠.
서로 호감을 느끼는데, 사귀지 않을 이유가 없고,
사귀는 건 좋은거니까, 그냥 사귀어보자. 한다는 거에요.
그렇게 사귀기 시작하면,
환상이 현실이 되면서 뭔가 다르다는걸 느끼죠.
기쁜 마음이 생각처럼 크지도 않고,
상대방도 내뜻대로 움직이지 않아요.
골치아픈 일들도 참 많다는걸 알게 되죠.
내가 생각했던 사랑, 혹은 사람이 아니었다며
쉽게 사귄만큼 쉽게 이별을 생각해요.
그리곤 대개 자신의 환상을 채워줄 수 있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해결될 것이라 믿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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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이것이 단지 내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선택했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이것저것 최대한 많은 것을 따져보고 만난다 해도,
오히려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나와 모든 것이 딱 맞는 사람이나,
모든 것을 내게 맞춰주려는 사람은 환상 속에만 존재해요.
실제로는 사소한 부분부터 갈등이 생기기 일쑤고,
각자의 로망을 상대가 채워줬으면 하고 서로 바라죠.
요컨데 사람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환상을 사랑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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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지금 두근거리는 감정이 무뎌졌거나,
자신이 꿈꾸던 사랑이 아니라고 느껴지시는 분은,
그런 자신의 환상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대에게 변화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을 찾기보단,
직접 사랑하는 그 상대를 관찰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고, 또 어떤부분은 부족한지,
무슨 생각을 갖고 있으며, 무슨 고민을 안고 있는지,
자신의 기준에 맞춰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 자체에 애정을 갖고 좋은면이건 나쁜면이건
이해해보자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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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그렇게 노력한다고 모든 관계가 다 좋아지는 것도 아니죠.
나는 노력하지만, 상대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을 수도 있고,
노력으로 극복하기 힘들만큼 환상과 현실의 간극이 클 수도 있어요.
환상이나 로망, 감정과 같은 부분이
사랑에 있어서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건 분명하고,
환상을 완전히 포기하는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너무 안맞아서 나중에 헤어지게 되더라도
이런 노력을 해보는 자체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좀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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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사랑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고,
무조건 강요하기보단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고,
무엇보다, 자신의 막연하고 비현실적인 환상을 깨서
스스로에게 더 중요하고 현실적인 환상으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연애에서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되니
내게 잘 맞는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아요.
서로 사랑한다는게 소중한다는 것을 알고,
이해하려 노력하니, 더 깊이 있는 관계가 되어서
감정도 그만큼 더 깊어질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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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졌네요.
요약할게요.
지금 만나는 사람의 세부적인 하나하나에 애정을 쏟으면,
감정도 관계도 더 좋아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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