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BO리그 복귀전을 치르는 김광현이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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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날이 좋아서. 팬이 반가워서. 모든 것이 좋았다.
인천에 상륙한 에이스가 호랑이 군단을 초토화했다.
15명의 검객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고, 가볍게 자신의 임무를 끝냈다.
위기랄 것도 없이 6이닝을 삭제했다.
개막 후 처음으로 2만명 이상(2만 1005명)이 들어찬 야구장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스마일 K’ 김광현(34)이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했다.
김광현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2022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5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는 등 최고 151㎞까지 측정된 광속구에 142㎞짜리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KIA 타선을 무너뜨렸다.
김광현이 문학구장 마운드에 선 것은 2019년 10월14일 키움과 플레이오프 이후 908일 만이다.
정규시즌을 기준으로는 2019년 9월25일 삼성전(7이닝 무실점) 이후 927일 만이다.
당시 1-0 승리를 이끈 김광현이 홈에 거둔 KBO리그 마지막 승리였다.
이날 경기 후 닷새 뒤인 9월 30일 대전 한화전(7이닝 2실점) 승리 후 메이저리그(MLB)로 떠났다.
 | | 1회초 수비를 시작하기 전 2만여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복귀 인사하는 SSG 김광현.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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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6개월여 만에 인천 팬을 만난 김광현은 1회초 마운드에 올라 초구를 던지기 전 양팀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어 고개를 숙였다.
“팬 덕분에 MLB에 갈 수 있었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팬 여러분께 받은 사랑, 좋은 성적과 팬서비스로 돌려드리겠다”던 복귀 소감을 담은 정중한 인사였다.
전일수 주심의 플레이볼 콜이 떨어지자 147㎞짜리 패스트볼을 상대 리드오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몸쪽에 꽂아 넣었다.
둥실 떠오른 타구는 중견수 김강민의 글러브에 안전하게 들어갔다.
2번타자로 나선 박찬호에게도 두 개의 속구를 던졌는데, 이번엔 최정의 호수비에 걸렸다.
투심과 슬라이더를 섞어 상대한 김선빈의 타구 역시 최정의 품에 안겨, 김광현의 복귀전 첫 이닝은 ‘왕조의 주역’들이 함께 책임졌다.
살떨리는 첫 이닝을 공 9개로 넘긴 김광현은 5회까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단 한 명의 타자로 1루에 보내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KIA 타선의 혼을 뺐다.
속구를 노리면 슬라이더를, 중타이밍으로 대응하면 커브를 섞는 등 구위와 완급조절 모두 ‘넘사벽’의 면모를 과시했다.
적장인 KIA 김종국 감독이 “클래스가 다른 선수”라고 극찬한 이유를 복귀전에서부터 증명한 셈이다.
 | SSG 김광현이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해 포수로부터 볼을 건네받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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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까지 56개를 던지고 클리닝 타임을 보낸 뒤 살짝 흔들리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였다.
6회초 선두타자 이우성에게 이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1루를 허용하는 볼넷을 내줬다.
슬라이더가 살짝씩 손에서 빠져, 악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한승택을 삼진으로 돌려보내며 한숨 돌린 김광현은 상대 고졸(동성고) 신인 김도영에게 카운트를 잡기 위해 초구에 속구를 던지다 이날 첫 안타를 내줬다.
145㎞짜리 몸쪽 공이 가운데로 살짝 놀린 게 화근이었다.
덤덤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한 번 쳐다본 김광현은 상대 고졸 신인의 데뷔 첫 안타 공을 직접 KIA 더그아웃 쪽으로 굴려줬다.
KBO리그의 흥행을 걱정하는 에이스의 눈에 큰 기대 속 데뷔 시즌을 치르는 고졸 신인의 첫 안타도 중요한 순간으로 보인 듯했다.
이날 처음 1, 2루 위기를 맞은 김광현은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보낸 뒤 박찬호에게 147㎞짜리 바깥쪽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뒤 포효했다.
 | 야구인 출신 허구연 KBO총재가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SSG랜더스의 경기를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새롭게 단장한 클럽하우스 등 시설을 둘러본후 야구를 관전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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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 74개로 미리 약속한 ‘80구 이내’를 지키며 6이닝을 소화했다.
김광현이 마운드에 오르자 타선은 1회부터 폭발했다.
한유섬 최주환의 연속 적시타와 김성현의 우전 적시타로 3점을 선취한 SSG는 2회말에도 최정과 한유섬이 두 점을 합작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KIA전 통산 평균자책점이 3.00에 불과한 김광현에게 다섯 점의 득점지원은 승리 보증수표와 다름없다.
이날 SSG는 9-5로 완승했다.
이날 경기로 김광현은 922일 만이자 KBO리그 통산 137승째에 입을 맞췄다.
돌아온 에이스의 역투로 SSG는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개막 7연승에 성공한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노경은이 선발로 나서는 10일 문학 KIA전까지 승리로 장식한다면, 2003년 4월5일 무등 한화전부터 13일 사직 롯데전까지 8연승을 거둔 KIA와 공동 2위에 오른다.
당시 KIA의 개막 9연승을 저지한 팀이 SK였던 게 이채롭다.
참고로 개막 최다연승 기록은 2003년 삼성(10연승)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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