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 먹을 것은 많지 않았다.
프로야구 SSG와 키움의 시즌 9차전이 벌어진 2일 고척 스카이돔. 일찌감치 많은 시선이 쏠렸다.
기본적으로 1, 2위의 만남이다.
당장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해도 순위표 최상위권 판도를 흔들 수 있는 경기였다.
두 팀을 쫓아가는 입장에서도 주목할 만했다.
특히 3위 LG의 경우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승차를 지울 수도 있었다.
조금 더 집중력이 높았던 쪽은 SSG다.
두 번의 빅이닝(3회, 9회)을 만들며 7-5 승리를 거뒀다.
시즌 성적 64승3무28패를 마크했다.
단단히 이를 갈았던 키움이다.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에서 연패를 당했다.
5월 7일 고척 경기까지 범위를 넓히면 SSG전 4연패 중이다.
심지어 최근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 10경기서 3승1무6패에 그쳤다.
반전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 시급했다.
키움의 의지는 마운드 운용에서부터 분명히 나타났다.
선발투수로 나선 정찬헌이 3회 4실점(3자책)하며 흔들리자 곧바로 움직였다.
선발 자원인 한현희(2이닝), 타일러 애플러(2이닝)를 차례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은 SSG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두 SSG와 2위 키움의 거리는 7경기 차. 결코 작지 않은 숫자지만 김원형 SSG 감독은 “여유 부릴 상황은 아니다”고 단호히 말했다.
단, 특정 팀을 겨냥한 변화는 가져가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은 “상대가 어떤 팀이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똑같다”면서 “로테이션을 조정하는 등의 전략을 가지고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단 순리대로 진행하되,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선수들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컸을 터. 그래서일까. 수장들의 비장함과 달리, 경기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
대표적인 부분이 수비다.
곳곳에서 불안한 모습이 포착됐다.
양 팀 합쳐 기록된 실책만 6개다.
키움 3개, SSG 3개. 실책 후 실점으로 이어지는 뼈아픈 공식도 고스란히 전개됐다.
어설픈 주루플레이로 아웃 당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연출됐다.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9회 초였다.
1사 1루 상황에서 키움 유격수 김주형이 SSG 포수 이재원의 평범한 타구를 포구하지 못했다.
이것이 빌미가 돼 만루에까지 몰렸다.
결국 세 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하며 역전을 당했다.
승리를 챙겼지만 SSG도 뛰끝이 개운하지만은 않았다.
좀 더 달아날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이중도루를 시도, 허무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 말 득점권 위기 상황에 놓였던 것을 떠올리면 아찔한 플레이다.
사진=뉴시스(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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