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리컴번트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차와 부딪혀서 조언 구했던 뽐뿌 회원입니다. 사고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고, 앞이 깜깜 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어제 사고처리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두 번 정도 사고 상황을 올렸었는데 그 이후의 상황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고 후 운전자가 보험처리를 못 해주겠다고 해서 경찰서 가서 사고접수 하고, 운전자도 경찰서 불려가고, 이런저런 실랑이 끝에 사고가 난지 일주일 후인 10일날 운전자가 대인접수를 해줘서 드디어 대인담당자와 통화를 했습니다.
전화로 신원확인 하고, 제가 운전자가 경찰서 조사에서 가해자로 판정 됐는데도, 보험처리를 안해줘서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니, 되도록 빨리 과실율을 판정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물접수도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혹시나 확인해 봤는데, 운전자가 대물접수는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 이었습니다.
운전자가 먼저 자신의 차 범퍼를 긁고 갔으니 범퍼 값을 내놓으라고 해서 시작된 일인데, 정작 자기 차는 챙기면서 남의 자전거는 나몰라라 하는 행동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럼 빨리 운전자에게 대물접수도 해달라고 보험사 직원에게 부탁하고 그날은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음날 보험사 직원에게 전화해서 대물접수 됐는지 물어봤더니 운전자랑 아직 통화를 안했다고 하길래, 그럼 과실률은 어떻게 나오냐고 묻자 오늘 중으로 연락 준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목요일까지 이어졌고 목요일 까지 대인담당자는 오늘 중으로 처리해서 연락드린다는 말만 되풀이 해서 결국 금요일날 본사에 불편 사례신고를 했습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인 17일날 해당 지점에 불편사례가 통보가 됐는지, 오전 9시에 새로 바뀐 대인담당자에게 연락이 왔고, 대물접수도 됐으니 대물은 대물담당자와 견적을 상의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과실률판정을 위해 ‘교통사고사실확인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18일날 경찰서 가서 교통사고사실확인원 발급해서 담당자에게 줬더니 그 자리에서 운전자9 제가 1로 판정 받았습니다.
저도 손해보험협회 사이트에서 그 상황에서 과실률을 미리 봐서 예상한 상황이 었기 때문에 제 과실 1을 없애기 위해 감산요소인 명백한 선진입과 운전자의 현저한 과실(사고 당시 운전자가 저를 전혀 못봤다는 말이 여러 차례 블랙박스에 녹화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을 주장했지만 대인담당자는 교통사고사실확인원에 적혀 있는 사고원인이 ‘일시정지장소위반’만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감산요소를 적용해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만 판단해 주는 것이지 과실률 산정을 직접 하는 보험사에서 왜 교통사고 사실원에 사고원인 한 줄만 가지고 과실률을 판단하느냐, 내가 제출한 블랙박스와 사고 사진을 가지고 감산요소를 판정해달라고 했지만 대인담당자는 계속 같은 말만 반복 하길래, 그럼 내가 증거를 가지고 경찰서에 가서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사실을 사고원인에 추가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고 했고, 담당자도 만약 인정 되서 사고원인에 그 내용이 추가가 된다면 인정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대인담당자와 얘기를 끝낸 후, 대물담당자에게 연락해서 보상을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 했더니
1. 미수선처리
2. 파손된 부분을 교체
3. 전손처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저도 차가 시속 5~60키로에서 받은 건 아니었지만 견적을 잘 내주는 샵이 있으면 전손처리도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굳이 그렇게 까진 하고 싶지 않아서 전손처리 할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자전거가 리컴번트라는 자전거라 지방에서 견적을 낼 수 없으니, 서울에 리컴번트를 볼 수 있는 샵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하고, 견적을 내게 되면 지방에서 용달로 서울로 보내야 하는데, 용달비를 청구할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먼저 용달비를 자비로 내고 영수증을 청구하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내년에 준비하는 시험이 있어서 ‘만약 서울로 자전거를 보내서 견적을 받으면 샵 사장님과 또 얘기해야 되고, 부품이 한국에는 없는 물건이라 전량 수입해야 되는 상황이고 견적을 내면 견적비, 보관비, 조립비, 용달비 등등 견적한번 내려고 추가로 드는 비용이 많으니 보험사도 손해가 아니겠느냐 사고로 파손된 부분은 이미 사진으로 다 보내줬으니 내가 본사에 직접 연락해서 견적서를 받아서 처리하는게 나도 시간 아끼고 보험사도 불필요한 지출이 없어서 서로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갗 라고 제의 했는데 제 말이 납득이 됐는지 그럼 자체 견적서를 만들어서 보험사로 보내달라고 했고, 합당하다고 생각되면 미수선으로 처리해 주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음날 본사에서 리컴번트 부품에 대한 견적이 도착했고, 나머지 일반 자전거들과 호환되는 부품은 네이버 최저가로 검색해서 최대한 저렴하게 해서 견적을 보냈습니다. 견적서를 보내자 대물담당자에게 전화가 왔고, 견적내용을 살펴봤는데 산출근거도 명확하고,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고 처음 보는 자전거라 자신도 이걸 어떻게 알아보나 막막했는데 신경써줘서 고맙다고 상대방 보험사에서 수고 많으셨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그때부터 뭔가 좀 훈훈하게 대화가 오고 갔고, 담당자는 견적에서 제 과실 10%를 제하고, 미수선 처리하기로 했으니 어느 정도 비율을 빼야 하는데, 견적을 자체적으로 알아봐줘서 보험사에서 견적산정에 지불할 비용이 많이 줄은 걸 감안해서 형식상 몇 만원만 뺀 나머지를 미수선 처리로 보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제가 상대방 운전자가 범퍼 수리한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됐는지 물어봤더니 과실이 운전자가 9가 나온 상황에서 범퍼 수리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며, 혹시나 범퍼 수리한다고 하면 운전자가 자차도 들어있으니 자차로 처리해서 자신이 잘 아는 업체에서 싸게 처리해서 제가 추가로 운전자에게 지불할 비용은 없도록 할 테니 걱정 말라고 해서 대물쪽은 모두 합의를 마쳤습니다.
대물합의를 마치자 소식을 들었는지 몇 시간 뒤 대인담당자에게 연락이 왔고, 사고난지도 2주가 지났고 몸이 회복 되었으면 합의 하는게 어떻겠냐고 전화가 왔습니다. 00에 합의하자고 해서 제가 ‘지금까지 운전자가 보험접수도 안해줘서 스트레스 받았고, 전 담당자가 사고처리를 전혀 해주지 않아서 사고난지 보름 넘게 과실률 산정조차 되지 않아서 힘들었다. 내가 안좋은 감정있는 건 운전자지 보험사가 아니다. 나도 사고처리 어떻게 해야 보상 많이 받는지 알아 봤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고, 보험사에도 내가 입은 피해이상의 손해는 원하지 않는다. 내 입장도 생각해 보고 내가 받은 정신적 고통을 감안해서 위자료를 더 달라’고 얘기하고 원하는 가격을 말했습니다.
다행이 대인 담당자도 수락 했고, 제가 요구한 비용으로 보상해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물리치료 더 받고 싶으면 이번주 토요일까지는 그냥 보험으로 물리치료 받으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대인, 대물 합의가 끝났고 이게 19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어제 보상금이 입금 됐습니다.
언제나 끝날지 막막했는데 의외로 갑자기 끝나버렸네요. 따지고 보면 운전자가 보험접수를 빨리 해주고, 최초 담당자가 빨리 사고처리를 해줬으면, 몇 일 이면 끝날 일을 17일이 걸려 끝냈습니다. 이번 사고를 통해 느낀점은...
1. 사고가 나서 보험 처리를 해야할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그 자리에서 빨리 보험접수를 해야 편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가 처음에는 내려서 괜찮냐고 하고 몸이 다쳤으면 보험처리 해주겠다, 자전거 수리해주겠다고 해서 좋은 사람 같아서 믿고 연락처만 받아서 헤어졌는데, 다음날 저보고 범퍼가 긁혔으니 범퍼값을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골목에서 나오면서 대로에서 주행하던 저를 옆에서 받았으면 자신의 과실이 더 크다는 걸 알텐데 갑자기 태도가 바뀐 것 보면, 제가 자전거라 블랙박스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억지 주장으로 범퍼 값을 뜯어내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 블랙박스는 꼭 다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사고가 난 직후엔 정신이 없으니 당장 아픈 곳이 없다고 생각해서, 상대방이 괜찮냐고 물었을 때 괜찮다고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저도 사고 직후 아픈곳이 있었지만 타박상 이려니 하고, 운전자에게 괜찮지 않겠냐고 했는데 다음날 왼쪽 팔꿈치부터 손가락까지 탱탱 부었습니다.
경찰서에 사고 접수 하러 갔을 때 조사관도 ‘사고가 났을 땐 우선 조금이라도 아프면 아프다고 하고 보험접수를 받는게 좋다. 만약 그땐 안 아프다고 했는데 다음날 아프기 시작해서 상대방에게 보험접수 해달라고 하면 상대방도 반감이 생기고 의심을 해서 분쟁이 생기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러니 우선 사고가 나면 아프다고 하고, 몇 일 지나서 몸이 별 이상이 없으면 대인접수를 취소 하던지 아니면 물리치료 몇 번 받던지 하는게 오히려 분쟁이 없다’ 라고 하더군요.
4. 이번 대인 담당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과실률 산정에 ‘교통사고사실확인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저 같은 경우 경찰서 사고접수를 어차피 경찰에서 과실률 산정하는게 아니니 보험자에게 보험접수를 받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과실률 산정에 교통사고사실확인원이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하더군요. 그러니 만약 경찰서에 사고접수를 하게 된다면,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 가서 내가 난 사고가 어떤 유형인지 확인하고, 감산요인으로 작용하는게 어떤 항목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명백한 선진입과 운전자의 전방주시태만으로 인한 현저한 과실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험회사에서 과실산정할 때 주장할 생각으로 그냥 사고 블랙박스만 제출했습니다. 이게 큰 실수였지요...
따라서 다른 분들은 혹시 감산사유가 있고 증거가 있다면 조서 쓸 때 감산사유를 사고원인에 확실히 명시해 달라고 말해야 합니다. 물론 사고당시 대화 내용 녹음파일이라든지 증거가 있어야 겠죠. 이렇게 하면 보험담당자가 교통사고사실확인원 없이 과실률을 판정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우리가 교통사고사실원의 사고 원인에 명시되어 있는 감산사유를 들어 보험사에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건 경찰서에 사고접수를 했을 경우만 해당합니다.
5. 사고가 난 후에는 그날그날 있었던 일을 기록해 두고, 통화내용을 녹음해 두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또한 보험사가 마음에 안 들거나 부당한 행위를 한다고 한다면 기록해 둔 걸 가지고 본사에 신고하거나 금감위에 신고할 때도 유용합니다. 보험사 직원이 하는 행동을 일주일 정도 지켜보고 맘에 안들면 바로 본사에 불편신고를 하세요.
6. 대화를 나눠보고 악질 보험사 직원이 아니라면 언성을 높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 합니다. 보험회사 직원들도 사람이고 원만히 해결하려면 흥분하지 않고 대화를 해야 합니다. 보험회사 직원들은 셈이 빠른 사람들이라 이것저것 비교해 봤을 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 납득을 합니다. 그러니 내가 자체적으로 협상기준을 마련하고 이걸 수락 하는게 얼마나 보험사에 이득이 되는지를 설득을 잘 하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이건 제 자전거가 리컴번트라서 가능한 일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7. 역시 아무리 보상을 받아도 사고 안 나는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로 감사 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언제나 안라, 즐라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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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대로 사고 안나는게 최고지만, 사고 난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