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논란이 있는 글일 순 있겠습니다. 남초사이트인 뽐뿌라면 더욱 그렇구요. 또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고 여성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글도 아닙니다.
자전거, 카메라, 오디오, 게임 등 여러 고가 장비가 필요한 취미생활을 하며 아내분의 반대 때문에 벽에 부딪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변에서도 수십명을 봐왔구요.
이 때 해결 방법은 크게 둘 중 하나입니다. 포기하거나 덮어두고 지르는거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은가? 이것은 경제상황도 경제권도 벌이구조도 집안마다 다르기때문에 섣불리 남이 왈가왈부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덮어놓고 지르기'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설득을 통해 (금주, 금연, 운동, 육아) 타협점을 찾는 것이고, 아니면 동등한 수준의 선물(일명 조공)을 하는 겁니다. 적어도 약속을 지킬 경우엔 크게 분란이 일지 않아요.
하지만 설득은 어렵습니다. 이후에 약속을 지키는 건 더 어렵죠. 때문에 어째서 아내가 나의 취미생활을 방해하는가 이유부터 생각해야합니다. 보통은 (1)경제적 사정, (2)취미에 빠진 남편이 가정을 소홀히할것같음, (3)일부 취미는 위험함, (4)그냥 꼴보가 싫음, 이 네 가지 중 하나로 일축됩니다. 여기서 4번의 이유를 제외하고 덮어두고 지르게되면 100%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심하면 제2의 국자사건의 주인공이 되죠.
이 중에서 경제적 이유의 경우는, 당장 생활비가 부족하거나 혹은 미래 자녀의 교육과 노후를 위한 저축 등으로 인해 경제상황이 빠듯함에도 고가의 장비를 지르는게 주요 문젭니다. 이 때 많은 아내들이 "누구는 500원 싸게 장 보려고 20분을 걸어가는데 누구는 수백만원짜리를 턱턱 산다"하는 말을 합니다.
특히 남편 외벌이일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해집니다. 가장 최악의 멘트는 "내가 돈 벌어서 내가 쓴다는데 니가 왜 참견이냐"인데요, 외벌이여도 소득은 부부가 같이 써야 할 재산입니다. 생활비만 주고 나머지는 내 돈이라면 애낳아주는 파출부 알바를 부르는것과 진배없습니다. 가사노동과 대부분 여성에게 편중되어있는 육아의 책임은 외면한 채 아내를 종속물로 보는 소립니다. 이 멘트 날렸다가 혼자 하고싶은거 다 하면서 살거면 결혼 왜 했냐고 이혼당한 아저씨 세 명 봤습니다.
그러니 경제적 이유가 반대의 문제라면 사실 안 사는 게 맞습니다. 다른 곳에서 지출을 줄이겠다, (사실은 돈이 더 들지만) 자전거로 교통비를 줄이겠다 등등의 방법으로 설득해야지요.
취미에 빠진 남편이 가정에 소홀히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역시 큽니다. 특히 맞벌이임에도 가사노동이 여성에게 쏠려있거나, 외벌이이나 아내가 육아로 인해 여유없이 지쳐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죠. '나는 여유없이 사는데 저 인간은 도와주지도 않고 놀러다닌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에 많은 유부남분들은 하루의 자유를 위해 하루는 독박육아, 혹은 술자리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타협을 합니다. 물론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분란이 생길 건 당연하겠죠.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아내에게도 같은 취미를 만들어주는 거지만... 어렵습니다.
위험성 역시 최대한 안전하게 취미생활을 하겠다고 장비 설명하고 실제로 안전에 유의하는 게 답입니다. 이건 저도 부모님을 설득 못시켜서 뭐라 말할 수 없네요. 한 번만 더 사고나면 부셔버리겠다고 하셔서요. 그냥 꼴뵈기 싫은 건 이미 그 전에 모종의 갈등이 있어 자전거 타는것마저 싫을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그걸 해결하시는 게 우선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이 어렵거나 혹은 귀찮다는 이유로 '설득은 어렵지만 용서는 쉽다'라는 말을 하며 질러버린다면 아내 입장에선 날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속였다는 배신감 3단 콤보로 신뢰가 깨집니다. 특히나 '등짝 한 대'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확하게는 '다른 문제 생길 때마다 등짝 한 대'입니다.
예를들면,
1. 시댁과 문제가 생겼다 - 남편이 중재해주지 않는다 - 날 이해해주지 않네? - 저놈의 자전거도 그런거네? - 더빡침
2. 육아가 힘들다 - 근데 자전거는 타러가네? - 이기적인놈 - 더빡침
3. 생활비가 부족하다 - 근데 용품을 또 샀다 - 3만원짜리 속도계라더니 30만원? - 저 망할 자전거
4. 술자리때문에 남편이 귀가가 늦는다 - 자전거 사주면 일찍 다닌다더니 약속을 안지키네? - 개빡침
이런 사고과정을 거치는거죠. 당장은 참고 넘어가거나 어떻게 잔소리 듣고 끝난거같지만 합의 없는 지름은 끊임없이 트러블을 심화시킵니다. 마치 연애 때 약속시간에 10분 늦자 3개월 전에 있었던 일들부터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건들까지 줄줄 읊는 것처럼요.
매일 일에 지쳐 힘든 와중에 아내가 300만원짜리 가방을 몰래 산 걸 알게됐다면 어떨까요. 30만원짜리 A급 짝퉁이라길래 믿었더니 진품인데다가 몰래 수십만원짜리 화장품까지 사왔던 걸 알게됐다면? 결국은 신뢰의 문제인겁니다.
이런 고민글이 보일 때마다 '일단 지르고 봐라'라는 대답을 보면 참 착잡합니다. 건전한 취미생활을 갖는 건 좋지만 그게 가정의 안녕을 위협한다면 여러번 재고해 볼 문제일 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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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미니아빠
없는 살림 날려가며 취미생활하는 남자랑 결혼한게 여자의 죄입니다.
그리고 이 둘사이에 접점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