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작은 것 하나로도 팀에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이 있다.
LG에는 케이시 켈리(33)가 그렇다.
캐치볼만 했는데 임찬규(30)에게 영감을 줬다.
임찬규가 “많이 보고 배웠다”고 할 정도. 호투까지 펼쳤다.
확실히 에이스는 다르다.
임찬규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5승(8패)째다.
LG는 임찬규의 호투 속에 불펜이 단단히 버티면서 1-0의 승리를 거뒀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까지 나왔고, 커브의 각이 날카로웠다.
체인지업도 구사했으나 이쪽은 오롯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대신 커브가 좋았고, 호투를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는 “오랜만에 또 한 번 긁힌 날이네요”라며 웃은 후 “긴 이닝은 생각하지 않았다.
선발로 나서 내가 확실하게만 끊어주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불펜이 좋기 때문이다.
내 피칭에 집중했다.
투수조장인데 부진하면서 위축됐던 것도 사실이다.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이날 투구를 돌아봤다.
이날 속구와 커브가 좋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켈리 이야기가 나왔다.
“켈리와 캐치볼을 많이 했다.
하면서 중심이동에 대해 느낀 것이 있다.
많은 시도를 해봤다.
오늘은 커브나 속구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켈리에게 좋은 것을 많이 배웠다.
써먹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심이동에 대해 나는 ‘회전’에 포커스를 뒀다.
켈리는 뒤에서 포수 쪽으로 더 밀고 들어가더라. 그 부분을 보고 느꼈다.
해보니 더 좋더라. 경기에도 활용했다.
커브의 무브먼트가 좋아졌다.
홈 방향으로 이동을 하니까 속구에도 힘이 좋았던 것 같다.
볼끝이나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도 괜찮았다.
넘어갈 것이 잡혔고, 파울이 됐다.
좌우로 크게 빠진 공이 없었다는 점도 괜찮다”고 구체적인 설명을 더했다.
체인지업에 대해서는 “체인지업은 바꾼 중심이동에서 아직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오늘은 더 좋은 구종인 커브를 택했다.
똑같은 타이밍으로 가야 한다.
그립도 그렇고, 던져보면 금방 나온다.
체인지업이 안 좋은 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느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류지현 감독은 켈리를 두고 “야구적인 능력도 능력이지만, 팀원들과 케미가 좋다.
기본적으로 인격이 훌륭한 선수다.
성향이 그렇다.
그래서 동료들과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다 갖춘 선수다.
기록으로 나오는 가치 이상의 선수다”고 말했다.
켈리가 임찬규에게 조언을 한 것도 아니다.
임찬규 스스로 보고 배웠다.
그랬더니 결과가 나온다.
류 감독은 “임찬규는 제구와 타이밍 싸움으로 이기는 투수다”고 했다.
켈리 덕에 커브가 살아났고, 속구도 힘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키움 타자들을 제어했다.
임찬규도 만족했고, LG도 웃었다.
켈리는 올 시즌 21경기 129.2이닝, 14승 2패, 평균자책점 2.64를 찍고 있다.
113탈삼진에 27볼넷으로 탈삼진-볼넷 비율이 4.2에 달한다.
다승 1위, 승률 1위, 평균자책점 5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류 감독의 말처럼 기록 이상으로 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리 에이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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