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년 6개월 된 수컷고양이 구일이가

며칠 전부터 화장실도 자주 가고 화장실에 오래 머물러 있네요. 나올 때 보면 싼 것도 없는 것 같고...

가끔 간식이나 사료 먹은 것도 토하구요.

증상을 검색해보니까 수컷고양이들에게 흔하다는 방광염 질환 쪽으로 의심돼서

다니는 병원에 문의해보니 아랫배 쪽으로 방광이 꽉 차있는지 만져보라고 하셨는데

이눔의 똥배 때문에 방광이 차있는지를 잘 모르겠는거예요.

전화끊고 병원 데려가려니 이동장에 어떻게 넣나 걱정하고 있는데,

아니 왠걸 잘 들어가지도 않는 이동장에 구일이가 딱 들어가 앉네요;;

이동장 먼지 털 새도 없이 얼른 입구를 닫았어요.

들어갈 땐 다행히 수월했는데 병원 가는 택시 안에서 내내 꺼이꺼이 울어서 달래느라 힘들었고

(저는 항상 택시 타기 전에 고양이 태우는데 좀 울 수 있다고 미리 말씀드려요.)

병원 가서는 거구 5.98키로 확인하고, 지금 방광은 안차있지만

방광의 염증 때문에 소변이 안차고 자주 뇨의를 느껴서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일 수 있대요.

약 처방해주셨고 물을 많이 먹게 하라고 하셨어요.

원래 수컷이라 방광염을 우려해서 닭가슴살 간식 줄 때도 항상 물을 섞어서 주곤 했었는데

언젠가부터 턱드름이 많이 생겨서 물 안섞고 그냥 간식을 챙겨줬어요.

물론 사료그릇이나 간식그릇 옆에 항상 물그릇은 자주 채워놓고 있긴 하지만요.

집에 올 때 탄 택시에서는 구일이가 덜 울어서 괜찮았어요. 

기사님이 고양이를 왜 키우냐고 개는 괜찮은데 고양이는 해를 끼치니 안좋다는 말씀을 하셔서 황당했구요.

동네 아이들이 젖먹이 새끼고양이를 데리고 놀다가 저희 집 앞에 방치해둬서 키우게 됐다고 고양이도 개만큼이나 친밀한 반려동물이고 미국에서는 떠돌이 개로부터 아이의 생명을 고양이가 지켜준 적도 있다고 말했지만, 고양이는 영특해서 언젠가는 해를 끼치고 말거라는 악담을 하시니 마음이 안좋네요.

집에 와서는 오랜만에 하루와 구일이 두 녀석들과 낚시대로 좀 놀아주다가 하루는 고등어를 구일이는 닭가슴살에 물 좀 섞어서 간식으로 주니 맛있게 잘 먹었어요. 구일이가 더 아프지 않도록 수분섭취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어요. 성묘로 들어온 하루는 진짜 키우기가 수월한데, 젖먹이 때부터 키운 구일이는 잔병치레가 참 많네요. 그래도 항상 저만 따라다니는 껌딱지라 애교많고 사랑스러워요. 하루랑 구일이랑 건강하게 오래도록 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