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하고 15년을 같이 산 내 동생 꾀순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네요.

꾀순이를 처음 만난건 15년전 제가 pc방 알바를 하고 있을때였어요,

어떤 손님이 만원치의 요금을 나중에 계산하겠다며 일단 새끼 강아지 한마리를 맡기고 찾으러 오겠다고 하였으나 그대로 도망갔었죠.

그렇게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고 있던 우리 동생을 저는 하루만 집에서 쟤울목적으로 데리고 왔어요.

그런데 이녀석이 기특하게도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구석에 펴논 신문지에 똥오줌을 가려 싸는거에요.

먹이도 주는대로 잘먹고 너무 똑똑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인연이 되었고 2년후에 제가 군대를 갈때 잘 못돌봐줄거 같아 친척집에 갖다주기로 하고 그 집에 놓고 떠나는데..

막 울더니 2층높이에서 떠나는 저희 가족을 향해 뛰어내리는거에요.

그장면을 보고 다시 키우기로 마음먹고 데리고 왔었네요.

군대 갔을때도 첫 취업에 힘들때도 항상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내 소중한 동생이었네요.

뽀뽀하는것과 양말 무는것을 좋아했던 녀석..

텅빈 집에 밤까지 혼자 있으면서도 가족만 오면 좋다고 그렇게 앵기던 녀석..

퇴근하면서 주차하면 그 차소리만 듣고도 주인이 온줄 알고 짖어대던 녀석

순대하고 닭고기를 좋아했고 잘때도 항상 같이 누워자던 우리 동생 꾀순이..

영원히 같이 살것만 같았던 꾀순이도 나이가 먹고 병이 찾아왔어요.

14살때부터 심장병,,폐암,,디스크 까지 얼마나 아팠을까요..

약으로 버티고 버텼지만 결국 다리가 못쓰게 되고 숨쉬는거조차 버거워하며 밤새 눕지도 못하고 잠도 못자고 아프다고 소리를 내요..

어떻게든 고쳐주고 싶었는데 나이도 많고 몸도 쇠약해 전신마취를 해야하는 수술을 못해 약으로 하루하루 버텼어요.

수술을 해주고 싶었지만 수술하다 잘못되면 잃을까봐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어떻게든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한 저였지만 오늘 새벽에 결심했어요.

몸을 못움직이니 밥먹는것도 물먹는것도 쉽지 않았고 제가 출근 한 사이에 하루종일 아파서 소리 질르고 있더군요.

통증때문에 잠을 못자던 어제 새벽에 눈물글썽이는 눈으로 저에게 너무 아프다고.. 그만 보내달라고 말하는거 같았어요.

단한번도 아무곳이나 싸지 않던 소변도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 제 품안에 싸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게 더이상 잡아두면

제 욕심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심끝에 저는 회사에 조퇴를 하고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편하게 보내주었어요.

떠나는 그 순간까지 안아주었고 뽀뽀를 하던 중에 내 동생은 그렇게 편하게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지금 애견 화장터에서 화장해주고 유골함을 들고 집에 들어왔네요.

보내주지 않고 어떻게든 약으로라도 계속 있게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자책감도 들고 텅빈 집을 보면 계속 눈물만 나네요.

내 동생 꾀순아. 너가 너무 아파하고 소리지르는게 나는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내 결정으로 우리 착하고 예쁜 너를 하늘나라로 보냈는데 오빠 마음 알지?

15년동안 같이 해줘서 너무 고마웠고 행복했어.

나중에 나도 하늘나라 가면 만나자. 사랑해. 꾀순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