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에 갑자기 하혈을 해서 급한 마음에 동네 24시 병원 전화를 하고

강아지 데리고 동물 병원 갔습니다. 가면서 찾아보니 자궁축농증 증상과 비슷하여 가서 검사하니 역시나더군요...

그렇게 급한 상태는 아니지만 자궁축농증은 위험하기도하고 발견 했을 당시에 빠르게 치료해주면 괜찮다는 말에... 수술을 했습니다.

많이 망설였어요.. 금액적인 부분이 아니라 수술에 대한 부분이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

새끼 낳으면 좋지만 아니라도 괜찮다... 차마 생명인데 인위적으로 자궁적출 하는게 너무 이기적인거 같아서

여태 중성화 하지 않았는데 하혈한거 보고는 눈물이 왈칵 나면서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지 마음이 아팠어요

보통때도 사료는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고기, 닭 백숙, 브로콜리 이런거만 좋아해서 수술하기전에 밥 안먹는거 보고는

왜 밥 안먹냐면서 소고기에 노른자 줬는데 그래도 안먹길래 맘대로 해! 하고는 토욜에 출근을 했는데 아파서 밥을 안먹었나봅니다...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밤9시쯤 동생한테 하혈한 사진 받아 보고 11시쯤 퇴근해서 정신없이 동물 병원가니

초음파 찍는다고 눕혀야하는데 평소에 겁이 많아 똑바로 눕지않아 세워서 초음파 찍고 결과 듣고 수술 결정하기까지 정말

수도없이 망설였네요.. 며칠간 밥은 안먹었는데 괜찮을까... 혹시나 잘못되서 못 일어나면 어쩌나...

중국여행간 어머니 월요일이면 오는데 혹시 모르니 어머니 오면 강아지 보게 해드리고 수술을 해야하는거 아닌가...

머리 싸매고 생각에 생각을 해봐도 어차피 답이 수술 밖에 없고 하혈한거 봐서 언제 쇼크 올지 모르는데

지금이 골든타임일지도 모르는데 지금 놓쳐서 나중에 잘못되면 평생 감당할 자신 있을까... 등등 짧은 시간에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하필이면 병원에 있는 그 시간에 생전 해외나가면 연락 안하는 어머니가 밥 잘 챙겨먹고 있냐고 강아지 밥 줬냐는 카톡이 와서

강아지 수술 잘못되면 어머니는 얼마나 슬플까 뭐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차마 여행중에 강아지 아프다고 말하면 걱정하실게 뻔해서 잘 있다고만 했네요..

여튼, 간신히 멘탈잡고 수술 결정하고 수술 시작전과 수술후에 연락준다는 말 듣고는 차마 지켜보지 못할거 같아

그 새벽에 동생이랑 근처 감자탕집가서 밥은 먹지도 못하고 소주만 들이켰네요.

일요일 새벽 1시에 수술 시작해서 40분쯤 연락받고 바로 가보니 아직 못 일어나서 의사한테 설명듣고 사진 찍은거 보고 하다보니

강아지가 마취에 깨서 정신은 차렸는데 혀는 조금 나와있고 고개를 들었다니 이내 힘든지 다시 고개를 떨구고

다시 고개를 들다 떨구고 하는거 보고는 가야지 편하게 쉬겠다 싶어 잘 부탁드린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집까지 한시간 거리를

터덜터덜 걸어왔네요. 토요일 밤부터 무슨정신으로 살고 있는지를 모르겠네요..

어제 점심에 병문안가보니 알아보고 꼬리도 흔들고 집에 간다고 꺼내달라고 낑낑대는데 데려오고 싶은거 꾹 참았네요

뭐 좀 먹었느냐 물어보니 캔 종류별로 다 따서 줘서 안먹는다고 집에서 뭐 먹냐고 담에 올때 좋아하는거 가져다 달라그래서

저녁에는 마트에서 한우갈은거 사다가 노른자 섞어서 가져다 주고 오늘 출근해서 밥 먹었냐고 물었더니 조금 먹더니 안먹는다네요

병원에서는 수액 맞고 있어서 괜찮다고 하는데 그래서 너무너무 신경이 쓰입니다.....

평소에도 입이 짧아 잘 안먹어서 말랐는데 수술 하고도 잘 안먹으니까 회사에 있어도 온 신경이 강아지한테 가 있네요...

수술한 강아지 대체 뭘 줘야 먹을까요... 오늘은 퇴근하고 좋아하던 닭 삶아서 가져다 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