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사패산 산행중 만난 친구들을 올려봅니다

저는 풀과 나무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중 미세한 바람만 불어도 신나게 흔들리는 사시나무는 언제나 기분을 좋게합니다 (사시나무 떨듯이 떤다는 말이 이 나무에서 나왔습니다)

아직도 흥얼거리는 예전 동요때문에 비슷한 종류인 포퓰러 나무나 미루나무를 보고 싶은데 이제 우리나라에서 미루나무를 보기는 참 힘들다고 하네요

"미루나무 꼭대기에 ㅇㅇㅇ 팬티가 걸려있네 지나가던 실바람이~~" 요렇게 개사해서 많이 불러보셨을 거에요ㅎ

권무십일홍ㅎ 이라고 저번주에 지나갈땐 만개해서 수많은 꿀벌들을 매료 시켰던 만첩빈도리는 거의 시들어서 꿀벌도 한마리도 없었습니다

이런걸 보면 참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네요

의정부에서 21년을 살았는데 이 약수터가 부적합을 받은건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매주 이 코스로 다니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토레타 9백미리 짜리 한개만 챙기고 빈 물통만 가져 왔는데 보름전에 수질 검사도 했는데 가무른 탓에 약수터에 물이 말랐습니다ㅠ

편의점이 있는 송추까지 버텨야 됩니다

기분좋은 산길을 걸어갑니다

먼저 거미들을 만나고요

올해 처음으로 털두꺼비 하늘소를 만났습니다

끽끽 우는 소리가 땡깡을 부리는 소리 같아서 참 귀엽습니다

운좋게 날개를 쫙 펼치고 비상하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초점이 안맞은게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또 다른 녀석을 만났습니다

등산로에 있다가 밟혀 죽는 애들이 많기에 저는 등산로에 앉아있는 웬만한 녀석들은 풀이나 나무 쪽에 옮겨줍니다

계곡의 좁은 부분의 돌 밑에서 버들치들이 꼬리를 치고 있습니다

실상은 저를 보고 숨어있는 겁니다ㅎ

궁딩이도 슬쩍 건드려 보고요

돌과 나뭇잎 속에서 한쪽 눈으로 동태를 살피고 있습니다

요즘 산에 굉장히 많은 갈색 여치인데 저는 얘가 곱등이만큼 무섭습니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저는 까마귀가 좋습니다

우는 소리도 좋고요 눈도 똘망똘망하고 귀엽고 멋짐니다

색감이 정말 예쁜 땅비싸리 입니다

잘 익은 버찌가 많아서 이번엔 한번에 열알을 털어넣고 우물우물 먹고 씨를 후두둑 뱉으니 맛도 좋고 재미도 좋습니다

뒷다리가 쏘옥~나온 올챙이도 만나고 계곡 하류에는 버들치 치어들이 참 많습니다

올챙이가 좀 못되게 생긴것 같습니다ㅎ

이것저것 골라먹고 송추계곡 쪽으로 룰루랄라 걸어갑니다

너희는 무슨 사연으로 이렇게 길가에 죽어있니?

제 추측으로는 유혈목이가 무당개구리를 사냥했는데 차도 다니는 길이라 차에 치인게 아닌가 싶습니다

징그러운 녀석들 이지만 죽음앞에선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다음 생엔 미물로 태어나지 말고 행복한 세상을 살기를 빌어봅니다

약간 착잡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개망초가 바람에 휘날리고 꿀벌과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가 마음을 달래줍니다

꽃이 은은하고 예뻐서 찍어보고 검색을 해보니 고수라는데 확실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렸을때 부터 산과 들에서 뛰놀다 눈에 띄면 뜯어먹던 풀을 발견하고 두잎 따서 먹어봅니다

이름을 몰랐었는데 오늘에야 알게 됐습니다 (며느리배꼽)

이동중 등산로에 앉아있던 작은 녀석을 나무에 붙여줍니다

올해 첫 잠자리로 장수잠자리를 만났는데 너무 멀어서 30배줌으로 찍어봤습니다

편의점에서 물 사먹고 이제 산을 넘어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송추쪽 계곡은 초입의 식당가 부근과 사패능선 쪽의 완전 최상류 말고는 계곡에 들어갈수 없습니다

대신 음용은 불가하지만 송추샘에서 세수하고 머리적시고 팔만 담궈도 더위가 싹 사라짐니다

집에서 싸온 핫초코와 호떡도 먹고요

잘 익은 오디가 보여서 다섯알만 얌~ 맛있습니다^^

사패산을 다시 넘어 집쪽인 회룡폭포에 도착했는데 오늘은 오리가 안보여서 마무리가 아주 약간 아쉬웠지만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산행을 아무 탈 없이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럼 이만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