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IA 김종국(오른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심상치 않은 ‘연승 후유증’이다.
프로야구 KIA가 시즌 막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부침을 겪는다.
지난달 24일 수원 KT전부터 지난 6일 잠실 두산전까지 파죽의 9연승을 달릴 때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2013년 6월 이후 10년 만에 맛본 9연승으로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크게 높였다.
올 시즌 KIA의 최고 승률(0.533), 최대 승패마진(+7)도 바로 그때 나왔다.
걱정은 있었다.
올 시즌 유독 연승을 내달렸던 팀들이 행진을 마치고 가라앉는 경향이 컸다.
8연승을 내달린 6월의 한화, 11연승에 성공한 7월의 두산이 모두 그랬다.
뒤를 이은 KIA는 과연 ‘연승 후유증’을 피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연승 종료 후 2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이내 3연승으로 손해를 메우면서 ‘우리는 다르다’고 외치는 듯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 변수에 꾸준히 지적됐던 불안 요소가 함께 폭발하면서 KIA의 발목을 붙잡는다.
커리어하이 활약을 펼치는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부상이 큰 나비효과를 일으킨다.
그는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도중 왼쪽 손가락을 다쳐 이창진과 교체됐다.
검진 결과 4번째 손가락 인대 손상으로 3주 재활 소견을 받았다.
KIA는 치열한 막판 순위싸움을 고려해 그를 말소하지 않고 대수비, 대주자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 대수비로 출전한 박찬호(오른쪽)가 김도영과 공을 주고 받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다만 타율 0.302(414타수 125안타), 출루율 0.358에 빛나는 리드오프 공백은 쉽게 채워지는 게 아니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줄곧 3루를 지키던 프로 2년 차 김도영에게 중책을 맡지만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김도영은 유격수로 나선 3경기에서 12타석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3루수 김도영이 유격수로 이동하며 핫 코너에 투입된 최정용, 변우혁이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김도영을 다시 3루로 돌리면, 공격력 약화를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김 감독이다.
 | KIA 황동하가 마운드에서 피칭을 펼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불안했던 선발진까지 말썽이다.
마지막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선보인 투수가 7일 잠실 두산전의 양현종(6이닝 2실점)일 정도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에 급격하게 흔들린다.
대체 선발 황동하, 김건국 등도 결국 1군에서 버티기엔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부상으로 빠진 마리오 산체스와 이의리가 복귀를 앞둔 건 희소식이지만, 곧바로 호성적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곧 찾아올 항저우 아시안게임 변수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선발진에서 이의리가 다시 빠지고, 선발 마운드 붕괴와 함께 과부하가 걸린 불펜에서도 최지민이 자리를 비운다.
타선에는 최원준의 공백이 생긴다.
예견된 이탈이지만 뚜렷한 대책은 세워져 있지 않다.
가을야구 진출에 사활을 건 KIA가 넘어야 할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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