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윤세호기자] “인위적으로 하면 앞으로 도루 12개 이상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박수받지 못하는 기록 만들기는 절대 없다.
”
일찍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LG가 선택과 집중에 들어간다.
지난 3일 한국시리즈(KS) 직행을 이룬 만큼 선수단 컨디셔닝에 집중하되 부상이 없고 피로도가 누적되지 않은 선수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임한다.
경험이 필요한 젊은 투수들, 그리고 타이틀을 노리는 선수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그라운드에 올라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할 계획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4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만들어준 기록은 인정받지 못한다.
정정당당하게 기록을 달성해야 한다”며 “야구는 팬들을 위해 해야 한다.
팬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기록은 기록이 아니다”고 말했다.
타자 기록에서 유독 많은 선수의 이름이 오른 LG다.
타율, 타점, 득점, 출루율, 도루 부문이 그렇다.
4일 기준 홍창기가 출루율(0.449·1위)과 득점(109득점·1위), 오스틴 딘은 타점(92타점·2위), 신민재는 도루(36개·1위) 부문에서 타이틀이 가능하다.
오스틴의 경우 99타점으로 이 부문 1위인 노시환이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역전을 바라볼 만하다.
홍창기는 타율에서도 0.336으로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염 감독은 과거 넥센 사령탑 시절부터 타이틀 획득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선수들이 고생하며 활약한 만큼 시즌 후 시상식에서 풍족한 연말을 보내기를 바랐다.
그만큼 정당한 과정에서 타이틀을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염 감독은 “민재의 경우 대주자로 기용하면 얼마든지 도루를 늘릴 수 있다.
슬라이드 스텝이 좋지 않은 투수에 맞춰 민재를 대주자로 쓰면 민재는 쉽게 도루왕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감독이 도와주는 기록은 안 된다.
인위적으로 하면 앞으로 도루 12개 이상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박수받지 못하는 기록 만들기는 절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민재는 지난 4일 9번 타자 2루수로 출장해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세 차례 출루했다.
한 차례 2루 도루에 성공했지만 이후 3루 도루 실패, 다음 출루에서 2루 도루에 실패해 도루 하나만 더했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만큼 신민재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대주자로 도루만 노리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인정받지 못할 기록은 미리 차단할 계획이다.
홍창기와 오스틴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컨디션이라면 정상적으로 선발 출장해서 타이틀을 차지해야 한다.
1번 타자 홍창기가 안타나 볼넷으로 출루하고 4번 타자 오스틴이 적시타로 타점을 올리면 홍창기의 득점도 올라간다.
홍창기와 오스틴이 정당하게 협업해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신민재가 하위타순에서 꾸준히 출루하면 홍창기를 거쳐 오스틴 타석에서 빅이닝도 가능하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 팀도 끝까지 승리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넣은 염 감독이다.
실제로 LG는 지난 4일 승리와 무관한 상황임에도 베스트9을 정상 투입하고 끝까지 전력을 다하며 역전승을 이뤘다.
LG는 지난해 투수들이 시상대에 올랐다.
2022시즌 고우석이 42세이브, 정우영이 35홀드로 나란히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에는 야수들이 시상대에 설 수 있다.
더불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밝게 웃을 전망이다.
홍창기와 오스틴이 각각 외야수와 1루수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이며 오지환 또한 2년 연속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두고 KIA 박찬호와 경쟁 중이다.
물론 가장 큰 경사는 통합우승이다.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을 이루면서 시상대에 선다면 LG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풍족한 겨울이 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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