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의 차기 행선지가 월드시리즈 우승 8회에 빛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 등 미국프로야구(MLB) 현지 대표적인 소식통들은 13일(현지시간) 이정후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입단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4년 뒤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아직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이정후 측은 입단 합의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헤이먼과 로젠탈 기자의 보도가 사실로 확인되면 이정후는 한국 선수의 빅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역사를 새로 쓴다.

현재까지 포스팅으로 MLB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 최대 규모 계약은 2013년 류현진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맺은 6년간 3600만달러(연평균 600만달러)였다.
타자 중에서는 이정후의 절친한 선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21년 샌디에이고와 맺은 4년 2800만달러(연평균 700만달러) 계약이 최대 규모였다.
이정후는 총액 규모와 연평균 금액(1883만달러)에서 모두 류현진과 김하성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빅리거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중에서도 이정후는 추신수 다음으로 역대 총액 2위가 된다.
추신수는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하면 내년 한국과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오타니 쇼헤이, 김하성이 같은 지구에서 경쟁하는 흥미로운 구도가 완성된다.
오타니는 전날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약 919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까지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을 가르친 밥 멜빈 감독이 내년에는 이정후의 스승이 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멜빈 감독은 올 시즌이 종료된 뒤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상황에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로 자리를 옮겼다.

이정후는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최우수선수에 오르는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다.
2017년에 데뷔해 7시즌 동안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창단 140주년을 맞은 명문 구단이다.
최근에는 2010년대를 지배한 강팀 중 하나로 2010년, 2012년, 2014년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