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만해도 기초종목을 제외한 스포츠에서 최소한 일본과 동급이거나 앞섰는데 20년간 하나둘씩 잡히기 시작하더니 이젠 이기는 스포츠 찾아보려해도 생각나는게 별로 없네요.

대표 구기종목 축구는 스타플레이어는 우리가 많다고 자위하지마 선수층이나 실적, 랭킹 등 객관적인 지표에서 밀리는건 팩트고, 농구, 배구는 뭐 이제 라이벌이라 말할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벌어졌고, 야구도 마찬가지. 절대 지지 않을거라던 핸드볼마저 따라잡히고 있고, 탁구, 배드민턴 등에서도 호각 내지는 열세고, 투기종목도 태권도 제외하면 비교도 안될정도로 다 쳐발리고, 그나마 요즘 남자 자유영 수영에서 선전하는 정도?

뭐 인구수 경제력 감안하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긴하지만,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스포츠의 방향성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는겁니다.

일본이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엘리트 스포츠에서 생활스포츠로 전환하면서 한동안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졌지만, 2,30년간 생활스포츠에 전념하면서 뿌려놓은 씨앗들이 스포츠 전체에서 싹을 틔우고 있죠. 

우리가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천재들에 의존해서 일희일비 하는동안 일본은 긴시간 인내하며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이제 그 수확물들을 거둬들이고 있죠. 아마 한일간 격차는 더 벌어질겁니다.

이제 우리도 국위선양 목적의 앨리트 스포츠, 경쟁력 없는 무늬만 프로 스포츠를 과감하게 버리고 국민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활스포츠로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 상징적인 의미에서 전 태릉선수촌의 폐지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동안 한국스포츠의 산실이라고 칭송을 받았고,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곳이지만, 기형적인 한국 스포츠 문화의 원흉이기도 한 곳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인기종목이니 비인기종목이니 따질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보다 선진국 선수들도 국가 지원없이 자기 할일 다 하면서 자기 돈으로 훈련하고 메달따도 별다른 혜택도 없는 올림픽 참여하고 다 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여전히 올림픽 메달에 집착하고 거기에 인생을 걸죠. 올림픽만 되면 그놈의 비인기종목의 서러움 타령하면서 즙짜고 우쭈쭈하는거 언제까지 해야하나요.. 

저개발 국가에서 나라 이름 알리기 가장 가성비 좋은 방법을 찾다보니 생각해낸 편법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게 답답할 따름입니다. 

이제 국가는 앨리트 스포츠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고, 생활스포츠에 전념하고, 앨리트 체육은 각 종목별 협회 차원에서 관리하도록 해야합니다. 그 과정에서 관심 못받는 종목은 자연스럽게 도태하도록 놔두면 되고, 인기있는 종목은 자기들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게 만들면 됩니다. 

출산율도 계속 줄어드는 마당에 언제까지 시대에 뒤떨어진 체육정책을 유지할지 답답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