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안전성 평가를 해야 하는 것에 인증 마크를 찍는 제도가 있는 거 맞고

미국은 UL이나 FCC, 유럽은 CE, 중국은 CCC 같은 걸 찍고는 합니다.

그 나라가 벌써 제품 안전성 평가를 했는데 왜 이중으로 하느냐고 한다면

책임 문제 : CE 찍힌 게 우리나라에서 불 나면? CE 찍은데가 책임지느냐? 안집니다. (과거 배터리는 KC 인증 없었는데 하도 배터리가 불내니 인증에 포함시킨 겁니다. 불 낸 게 배터리면 책임지우려고...)

신뢰 문제 : 특히 문제가 되는 게 중국에서 오는 물건이 우리나라에서 KC 찍은 것 조차 KC 찍은 후 내용을 달리 보내서 KC 인증 취소당하는데 (장난감, 식기류, 옷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든 물건이 CE를 찍었던 CCC를 찍었던 인증 찍은 후 내용물 바꿔도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관리가 안되는 건 당연하고요.

국내 제조 업체와 역차별 : 제품이 복잡할 수록 인증 비용이 많이 듭니다. 우리나라 업체는 몇 백에서 몇 천이 들어가는 돈 들여서 한국 내에서 팔아야 하는데 외국 (누누히 말하지만 특히 중국) 업체는 아무 장벽 없이 프리 패스하면 대놓고 역차별 당하는 거죠. 물건 좀 만든다는 나라 치고 우리나라처럼 직구 제품 풀어주고 인증 강제 안하는 나라 별로 없습니다.

국가 상호 호혜 : 우리나라 제도가 있고 이를 강제하여야 외국이 상호 간 인정을 하자고 합니다. 분야에 따라 MRA(상호 인정 협정)을 여러나라와 맺었는데 이런 거 없이도 우리나라에 물건 마구마구 팔아댈 수 있다면 다른 나라에서 굳이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너무 문이 활짝 열린 상황이라 문이 꽤 잠겨 있던 과거에 맺은 MRA와는 달리 최근에는 대부분 지지부진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예로서 KC 인증 무용론?

폐 질환을 일으켰던 가습기 살균제도 KC 인증 받았다고 KC 인증 무용론을 봤는데 잘못된 인증이면 바르게 만들어야지 (현재 보완됨. 국가 책임이 인정이 안되어서 문제긴 해도요... 망할 법원) 잘못된 사례 하나 있다고 KC 필요 없으니 아무거나 넣어도 되게 하자는 논리는 이해가 안되네요. - 물건너 온 가습기 살균제 넣으실 생각 있으세요? KC도 못믿는다면서?

정권 탓? 지금 상황이 반발이 너무 강하니 정부가 물러설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만일 지금 정부가 직구 정책을 물리고 나중에 야당인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비슷한 정책을 안할 거라 보지 않습니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고 국내 제조업을 보호하는 건 정부가 당연히 하는 일입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전기전자제품 만들기 전엔 전기 안전 제도가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관련 제조업체가 있으면 제품 안정성 평가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겁니다. 이런 제도가 빵꾸가 나서 정체도 모르는 제품들이 국내에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는데 민주당 정부라고 손 놓고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은 불이 나던, 몸에 해롭던 내가 싼 맛에 쓰겠다는 사람들이(여기가 본진이겠죠.) 안전이고 제조업이고 모르겠고, 싼 맛에 쓰게 해달라 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원하는 걸 못하게 한다니까 갖가지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정부가 발표한 직구 금지하겠다는 목록을 봐도 이미 불 나거나, 몸에 해롭거나 (유독 물질 혹은 발암 물질 염료 쓴 장난감이나 옷) 해서 이미 문제가 되었고 앞으로도 무방비로 놔뒀다간 계속 문제가 될 우려가 큰 것들로 제가 보기엔 매우 타당해 보입니다.

그래서 전 정부가 발표한 제품들에 대한 직구 규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