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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강철비2 리뷰를 쓰면서 혹평을 했더니 비난이 폭주했습니다.
그렇게 진지빨고 볼거면 다큐를 봐라, 일베충 부들부들 거리네 등등.
이때까지 살면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이순신, 노무현이고 가장 저주하는 인물이 쥐닭인데 영화 하나 재미없다 했다고 일베충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군요.
그정도면 민족뽕이 치사량을 넘어 타인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독극물 수준으로 보여집니다.
영화의 재미란건 개인의 취향과 영화를 대하는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정치성향을 집어넣어 영화를 평가하고 자기와 반대되는 의견을 일베충이니 문베충이니 까는건 진짜 아니지 않나요?
전 영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매달 최소 한두편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쉬는날도 대부분 영화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내가 영화를 늬들보다 잘아니까 닥쳐~라고 말하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영화를 볼때 정치적 선입견 없이 영화는 영화로 보는 수준은 된다는겁니다.
이 영화가 좋은 영화인지 별로인 영화인지 판단하는 개인적인 몇가지 기준이 있는데
첫째, 개연성과 짜임새입니다.
영화가 개연성이 없다고 비판하면 꼭 그럴거면 다큐를 보라고 비꼬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짜 헛다리 좀 그만 짚으세요. 영화의 개연성이란건 현실성과 다릅니다. 이게 현실성에서 있을수 있는 얘기냐가 아니라 이런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전개될것인지를 말하는겁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 부분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적성국에 정상회담을 하러 들어갔습니다. 충분히 현실에서 일어날수 있는 일이죠.
그럼 미국정부는 어떤 조치와 대응을 할까요? 감시자산을 총동원해서 회담장 주변과 북한군의 이상징후가 있는지 감시할겁니다. 티어1급 특수부대가 미리 침투해서 만약의 사태 발생에 대비하고 있을수도 있을겁니다. 아무리 태풍이 올라오는 최악의 기상조건이라해도 미국정도의 기술력과 힘을 가졌다면 무슨수를 써도 썼겠죠.
그런데 영화에서 미국정부는 대통령을 방치수준으로 놔둡니다. 정상회담 장소로 대규모 기갑부대가 몰려가고 대통령이 납치됐는데 미정부는 사태를 감금된 기자와 통화한 뉴스를 보고 파악합니다.
영화가 만들어지려면 현실에서 일어날수 없는 일도 만들어내야 하는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그걸 이런식으로 대충 만들면 안된다는 겁니다. 현실에선 없는 얘기를 하더라도 현실성있게 그리는게 감독의 역량이고 영화의 짜임새입니다.
미국대통령이 납치돼서 잠수함으로 끌려가는데 미국 정부는 전혀 사태파악을 못하고 그 허접한 설정을 가리기 위한 도구가 스틸레인이라는 태풍입니다. 태풍때문에 그렇다라고 얘기하기엔 미국 대통령이란 자리가 갖는 의미와 미국의 힘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한거죠. 태풍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면 태풍 한가운데서 작전펼친 일본의 대잠초계기는 뭡니까?
강철비2와 구성이 비슷한 헌터킬러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것도 잠수함이 나오고 러시아대통령이 쿠데타 세력에 납치되는게 주내용인데 평점이 높죠.
이 영화는 뭐 현실성이 넘쳐서 사람들이 재밌다하고 높은 평점을 줄까요? 그냥 전형적인 미국만세 영화입니다. 미국 특수부대가 러시아 대통령을 구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설정입니까? 설정자체는 강철비2가 더 높습니다. 하지만 이영화를 보고 개연성이 없다고 까지 않습니다. 헌터킬러에도 무리수는 분명 있지만 관객들은 그걸로 영화를 까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본연의 목적인 긴박감 넘치는 액션을 밀도있게 몰아쳐서 관객이 딴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이 영화도 강철비처럼 미국과 러시아의 정치 역학관계 얘기로 질질 끌고 이게 옳냐그르냐 따지고 있다면 이 영화가 재미가 있었을까요?
둘째, 너~~~무 친절하게 구구절절한 설명
영화 초반 2,30분은 한반도의 현상황과 중일의 음모를 보여주는데 할애했습니다. 카케무샤 작전이란걸 설명하고 센카쿠 훈련에 우리가 참여하냐 마냐하는 문제로 남미중이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전 이장면이 불필요했거나 너무 길었다 생각합니다. 나중에 어차피 미국대통령이 자백제 맞고 다 불어버리는 내용을 굳이 영화 도입부에서 그렇게 길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냐는거죠. 영화가 늘어지는 이유입니다. 영화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었다 주장할수 있지만 액션영화 도입부에 집어넣기엔 너무 길고 지루했다고 봅니다. 충분히 영화를 진행하면서 풀어낼수 있는 내용들이었데 감독은 너무 과한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다른 영화와 비교할것도 없이 강철비1과 비교해봐도 초반 30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정우성이 총국장에게 속아서 북한군비 실세들을 암살하고 미군의 MLRL를 탈취한 북한특수부대가 개성공단으로 포격하고 정우성이 북한1호를 구출해 남한으로 도주하는게 강철비1의 초반30분입니다. 이에 비해 강철비2는 일본과 중국이 이런 음모를 꾸미고 있고 훈련에 참가하냐 마냐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참 젖같은 위치에 껴있구나 하는걸 보여주는데 다 써버립니다.
카케무샤니 이런건 영화를 진행하면서 짧고 굵게 드러낼수 있는 부분인데 그걸 일일이 친절하게 설명해주느라 영화도입부 골든타임을 다 날려버리며 이 영화의 정체성이 액션인지 정치 스릴러인지 모호하게 만듭니다.
차라리 시작부터 정상회담을 보여주고 남북미 경호팀과 쿠데타 세력의 치열한 교전을 보여주면서 시작했다면 관객의 몰입도를 훨씬 끌어올릴수 있었을겁니다.
제가 연출을 했다면 북한 특수부대가 몰래 회담장으로 접근해서 소형 EMP탄을 터트려 전자 통신망을 차단시켜버리고 정상들의 숙소로 쳐들어가 경호팀과 한바탕 치열한 교전을 벌이는걸로 초반 10분을 쓸겁니다. 관객들은 10분만에 화끈한 액션장면에 빠져들고 영화에 몰입하게 되겠죠.
불필요한 친절은 영화내내 이어집니다. 배우들의 대사가 아주그냥 친절합니다. 관객들이 혹시나 상황파악을 못할까봐 걱정이 됐는지 배우들은 쉴틈없이 대사로 친절을 배풉니다. 니가타라 탈출정 장면은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영화에서 훌륭한 연출이나 명대사로 일컬어지는 장면들은 절대 친절하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 짧은 대사에 많은걸 담아낼때 관객은 감탄합니다.
액션영화에서 뭐 그런 대단한걸 기대하는건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친절들이 더 짜증이 나는겁니다. 액션이면 액션에 더 집중을 했어야하고 정치스릴러라면 이런 부분을 더 디테일하고 밀도있게 담았어야하는데 이건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고 잡탕입니다. 두개를 다 잡으려다 둘다 놓친 꼴이죠.
셋째, 억지 개그코드
이 영화는 무던히 관객을 웃기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단 한번도 관객들이 시원하게 빵 터지는 웃음은 없고 실소 비스무리한것만 나오는 유치한 개그만 보여주죠. 그 유치한 개그담당이 미국대통령인데 트럼프 싫어하는 미국사람들이 보면 좋아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랑 맞지않는 개그 코드로 짜증만 가중시킬 뿐이었습니다. 제발 액션에 집중하라고!!
넷째, 감독도 갈피를 못잡는 민족뽕과 현실 그 사이
영화에서 북한의 핵잠수함 백두호는 끊임없이 일본잠수함과 대잠초계기의 공격을 받습니다. 그런 일본에 곽도원은 핵미사일을 쏘겠다고 난리를 치고 정우성은 이를 저지하려하죠. 이거까진 뭐 이해하는데 일본잠수함을 격침시키지 않는 장면에선 짜증이 올라오더군요.
강우석의 이전 작품'한반도'에선 당시 지금보다 더 현격한 체급차이를 보이던 해상자위대와 맞짱도 불사하더니 이번엔 자기들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일본 잠수함에 반격조차 못하는 극도로 현실주의자가 됩니다. 확전이 겁나서 벌벌 떠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이 참 애잔하고 고구마 백개 먹은 기분이었습니다. 강우석이 그사이 나이먹고 현실주의자가 된건지 감을 잃은건지 모르겠지만 감독 본인도 자기가 뭘 보여주고 싶은건지 헤깔리는거 같았습니다. 액션영화 찍으면서 참 다양한 고민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전 영화를 보면서 민족의 자긍심이나 우리의 현실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1도 없습니다. 국뽕이든 민족뽕이든 일뽕이든 그런거 볼거면 관련 유튜브를 보죠.
일베 타령하며 비난한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연평해전 재밌던가요? 인천상륙작전 재밌어요? 영화 자체로 봤을때 강철비2는 얘들과 동급의 허접한 영화입니다. 본인들이 영화를 영화로 안보고 재미없다는 사람들을 일베몰이 하면서 누구한테 편견 운운하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원래 까는게 직업인 평론가들 빼고 영화관련 유튜브만 봐도 혹평 일색입니다.
그냥 막 대충 만든 영화란 티가 여기저기 난무하는 졸작입니다. 재미란게 개인차가 있으니 재미있을수 있겠다 인정하겠지만 민족뽕 만땅 맞고 칼부림은 하지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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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