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아포칼립스'의 과정을 소개한 한국 영화나 드라마들을 소재로 했다면 오늘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한국 컨텐츠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준비를 하다보니 본의아니게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들로 다루게 되었네요. 그만큼 같이보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는 작품들입니다.

1 반도

2020년 개봉했던 '반도'는 앞서 소개했던 '부산행'의 후속작입니다. '부산행'이 아포칼립스의 과정을 담았으니 그로부터 4년후를 담은 '반도'는 당연히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영화가 되겠죠. 다만 스토리상으로 이어지는 점은 딱히 없어 일종의 스탠드얼론 형식의 후속작이 되겠습니다. 클리셰 범벅으로 만들어져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저는 제법 괜찮은 오락영화로 봤습니다. 오히려 아쉬움이 남는 것은 되도 않는 신파장면이 문제였죠. 다만 장점도 확실한 영화였습니다. 조선 퓨리오사 '황준이'의 캐릭터는 너무 강렬해서 이 영화는 카체이싱 영화라는 말까지 할 정도며 따로 캐릭터만 가져와서 스핀오프 무비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거기에 한국을 소재로 한 아포칼립스 배경의 이미지는 예술의 경지에까지 올랐다고 생각될 정도로 기괴하면서도 번뜩이는 장면들이 있었죠. 나름의 미덕을 갖춘 아쉬운 영화로 킬링타임무비로는 추천합니다.

-반도 : https://blog.naver.com/rdgcwg/222087731721

2.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3년 8월 9일에 개봉한 한국영화도 '포스트 아포칼립스'소재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지구가 대재앙을 맞은 직후의 상황을 묘사한 영화이지만 지구멸망 이전의 과정도 상세하게 다룬다는 점과 재앙직후의 인류가 새로운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과정이 아직 정립되기 전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최근 대체적으로 한국영화들의 퀄리티가 걱정될 정도로 낮아지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그 중에서 홀로 빼어난 명작과도 같은 영화였습니다. 한국에서 흔치 않으면서도 상당한 대자본이 들어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을 잘 나타냈다는 점, 여전한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역대급에 손꼽힐 정도로 ㅎㄷㄷ했던 이병헌의 연기력, 그리고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연출까지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영화였습니다. 오락영화로서도 손색이 없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며 생각할 거리도 있는 영화로 생각됩니다.

-2023 하반기 좋았던 영화 : https://blog.naver.com/rdgcwg/223314933919

3. 황야

올해 초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한 '황야'는 앞서 소개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입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아포칼립스'의 과정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초입과정을 다룬다면 '황야'는 그 이후의 시간대를 다룹니다. 같은 세트를 썼다는 것이 확연히 티가 나는데 '콘크리트 유토피아'속 등장했던 장소들을 '황야'에서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되겠네요. 다만 영화의 만듦새는 조금 아쉽습니다. 전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 인간본질을 탐구하는 질문을 하는 영화였다면 '황야'는 마동석이 제 3자를 때려잡는 '범죄도시' 하위호환 영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동석이 등장하는 비슷한 류의 영화가 워낙 많아서 딱히 추천은 못하는 걸로...

-2023 상반기 넷플리스 : https://blog.naver.com/rdgcwg/22314480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