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날 6일에 비가 그쳤습니다.

어머니는 고구마 심을 밭 뻘이 되어 경운기로 로터리 치기 불편할것 같다 하셔서 제가 가 봤습니다.

그런데 양호하네요.

괜찮을것 같다고 하니 그럼 배토기로 두둑을 만들라고 하십니다.

관리기는 두둑성형기가 있어서 틀이 두둑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관리기가 지나가면 두둑이 이쁘게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경운기에 두둑성형기 순정은 없고 별도 제작해서 파는 소규모 업체가 있는데 가격이 무려 54만원이랍니다.

그래서 안샀어요.

배토기는 경운기가 로터리 치고 그 바로 뒤에 ㅅ자 금속부품이 따라 가면서 흙을 양쪽으로 퍼줍니다.

그럼 골이 생기죠.

-------------------------여기 골 만들고

-------------------------여기도 지나가면서 두둑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경운기 이 놈이 1자로 쭉 가는게 아니라 지 멋대로 오른쪽 왼쪽 방향이 틀어집니다.

그래서 두둑 모양과 폭을 똑같이 하기가 어렵습니다.

위에 선 2개가 정확히 나란히 가야 두둑이 이쁘게 만들어지는데 삐뚤빼뚤해 집니다.

어째든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두둑 4개 고구마 심었습니다.

다음날 7일도 심었습니다.

어머니가 아침 6시부터 나와 일하셔서 오후 6시쯤 들어가십니다.

저는 오늘 끝내고 내일 또 나오기 싫어서 무조건 계속 심습니다.

하필 헤드라이트를 안가져왔네요.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두둑위에 가운데 골을 만들고 고구마싹 수평으로 높히고 머리 부분 빼고 흙을 덮고 계속 이렇게 심었습니다.

그런데 고구마싹이 떨어졌네요.

두둑 27개중에 두둑 2개밭을 못심었어요.

밤중에라도 고구마싹 잘라서 또 심을까?

하다가 그렇게까진 하진 않습니다.

우리가 고구마싹 키워서 바로 조달은 가능하거든요.

오늘 끝내고 내일은 코딩 하고 싶었는데 고구마싹이 없어서 못 심다니... 내일 또 나와야 합니다.

아~ 짜증...

비닐 덮고 귀가

다음날 8일 마저 심음.

이렇게 3일간 고구마 심기 끝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비소식이 있고~ 심은지 4~5일째 고구마 꺼내야 하는 날입니다.

4월에는 심은지 빠르면 4일 늦으면 7일에도 꺼냅니다.

5월에는 좀 더워서 빠르면 3일, 늦어도 5일 이전에 꺼내야 합니다.

안그러면 비닐 안에서 삶아져서 죽습니다.

제가 심는 방식이 손이 많아 가서 인건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어째든 꺼내기 시작

이게 고구마싹이 풀처럼 휘는게 아니라서 조금만 건드려도 뚝 부러집니다.

그럼 곁순으로 생장점이 다시 나올때까지 그만큼 성장이 늦어집니다.

부러진거 옆의 고구마싹은 뿌리가 나와 잘 사는데

부러진건 다시 생장점 만들고 성장하느라 느려지니

먼저 자란놈의 고구마가 더 커집니다.

그럼 크기가 일정하게 되지 않고 큰놈, 작은놈 이렇게 나옵니다.

그래서 고구마싹 심고 모두 잘 일정하게 살리는게 진짜 실력입니다.

그런데 전 그게 안됨 ㅠ_ㅠ

어째든 27두둑의 고구마싹을 낮 1시에 꺼내기 시작하여 오후 4시 50분에 끝냈습니다.

이 작은 밭의 고구마 꺼내는데 비교적 능숙한 사람 2명이서 3시간 50분이나 걸렸네요.

이러니 만평 되는 밭을 하루에 다 꺼내려면 사람을 몇십명을 불러야 하나 계산도 안됩니다.

고구마가 인건비 참 많이 드는 작물입니다.

수확 적으면 농부는 망함.

전에 10두둑 꺼낼때 생장점 10개 부러졌는데

오늘 14두둑 꺼내는데 딱 3개만 부러졌습니다.

상당히 능숙해졌어요.

하면 할수록 느네요.

다 꺼내고 고랑과 두둑에 발아억제제 뿌려서 풀이 적게 나오게 조치하였습니다.

풀 좀 안나왔으면 좋겠어요.

풀이 나오면 고구마가 안 크거든요.

일일이 뽑기도 힘들고 제조체 치기도 거시기 하고...

올해는 순 억제만 잘하고,

비가 2020년인가 처럼 너무 많이 오지 않고,

그렇다고 가뭄도 없다면

고구마 잘 될것 같아요.

많이 달리는 방식으로 심었고~

심을때 땅에 수분 있고, 꺼내고 그날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잘 살것 같아요.

우리 고구마가 잘 된다는건 남의 고구마도 잘 된다는 이야기.

기상 이변만 없다면 올해 고구마값은 작년과 비슷할겁니다.

왜 잘될거라면서 인하가 아니라 비슷하냐?

물가가 올랐고 생산비도 올랐으니 가격이 비슷하다는건 사실상 작년 대비 인하라는 기적의 논리를...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 밭에 딱 1그루 심은 매실나무에

올해는 매실이 많이 달렸네요.

작년에는 거의 달리지 않아서 구경도 못했는데 올해는 엄청 달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