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국회 개헌특위 설치 및 제7공화국 개헌 제안>(2024.5.17.)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입니다.

저는 제 7공화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열 번째 헌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의원들께 우리의 미래를 향한 담대한 여정을 제안합니다.

헌법은 ‘나라가 돌아가는 근본 원칙’입니다. 국민의 삶은 이 안에서 이뤄집니다. 현세대와 미래 세대의 가치와 지향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단히 중요한 규범입니다.

현행 제 6공화국 헌법은 국민들께서 길고 긴 투쟁 끝에, 1987년 피맺힌 6·10 항쟁을 통해 일궈낸 것입니다. 영화 <변호인>, <남영동>, <1987>의 상기해보십시오. 그런 투쟁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현행헌법의 요체는 두 가지입니다. ‘독재 종식과 대통령 직선’, 그리고 ‘자유권 보장’입니다.

37년, 한 세대가 훌쩍 지났습니다. 다른 선진 국가에서 일, 이백 년에 걸쳐 벌어질 일이 그새 우리나라에서 재연됐습니다. 중진국이던 대한민국은 선진국 문턱에 서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한 차례의 대통령 탄핵, 다섯 차례의 평화적 정권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정부 부재에 의한 사회적 참사가 잇달았습니다.

국민은 이제 “국가란 무엇인갚,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습니다. 권력이 군림하는 게 아니라 봉사해야 한다는,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겨우 연명할 정도가 아니라 사람답게 잘살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국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적 ‘권리’여야 합니다.

이에 저는 22대 국회에 개헌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합니다. 개헌특위에서는 제7공화국 헌법을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조국혁신당은 개헌안에 담고 싶은 것이 많고, 준비도 충분히 했습니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은 7공화국 개헌에 반드시 담아야 할 최소한의 개정사항 7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첫째,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헌법 전문에 수록합니다. 현행 헌법 전문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부마, 5·18, 6·10 정신의 계승을 헌법에 수록하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이들 운동과 항쟁은 정치적으로는 물론, 법률적으로도 복권돼 국민 마음에 뿌리내렸습니다.

7공화국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혁명,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새겨야 합니다. 

두 번째,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합니다. 현행헌법에는 수도 규정이 없습니다. 그러자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인 것은 “관습헌법”이라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방분권과 자치 발전을 위해 수도를 이전하려는 노력이 좌절됐습니다. 현재 지방 공동화를 넘어 지방소멸 위기론이 나오는 지경입니다. 헌법에 새 규정을 넣어 법률로 이를 정하면 수도를 온전히 이전할 수 있게 됩니다.

세 번째,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꿉니다. 1987년 헌법이 대통령 단임제를 채택한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독재정권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평화적 정권 교체가 자연스러운 나라가 됐습니다. 국민 역량을 믿고 대통령 중임제를 채택할 시점이 됐습니다. 책임정치를 구현하고, 국정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중임제로 바꿔야 합니다.

그리하여 현행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를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하되, 연이어 선출되는 경우에만 한 번 중임할 수 있다’로 바꾸어야 합니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2026년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 전에 할지,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할지는 개헌특위에서 논의하면 됩니다. 혁신당은 가능한 다음 지방선거 전에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대통령 선거를 지방선거 때 함께 실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대선과 지방선거 시기를 맞춰 전국 단위 선거 횟수를 줄이면 그만큼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부칙 조항을 두어 현직 대통령 재임 기간을 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 검사의 영장 신청권을 삭제합니다. 현행헌법에 영장은 검사의 신청에 따라 법관이 발부하게 돼 있습니다. 검찰청은 법무부 외청에 불과하지만, ‘준 사법기관’을 참칭하며 사실상 무소불위의 기소 권력을 누립니다. 통제도 거의 받지 않습니다. 해외에서도 일부 독재국가를 빼고 이처럼 강한 권능을 가진 검찰은 없습니다. 이로 인한 폐해는 자의적 수사와 기소권 남용을 넘어 ‘검찰독재정권’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영장 신청권을 헌법에서 삭제하고 신청 주체를 법률로 정하도록 합니다.

현행 12조 3항과 16조의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를 각각 고쳐, ‘체포·구속이나 압수·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청구 되고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와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하려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청구되고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로 바꿉시다. 

다섯 번째, ‘사회권’을 강화하는 일반 조항을 신설합니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보장 내용이 그것입니다. 사회권은 이미 헌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근로권, 교육권, 환경권, 복지권 등입니다. 다만, 현재는 각 권리 증진을 위해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를 ‘국민이 각 권리를 가진다’로 선언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최저 한계 보장이 아니라 인간 존엄성이 보장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국가가 적극 보장토록 하는 것입니다. 이에 ‘모든 국민은 장애·질병·노령·실업·빈곤 등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적정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임신ㆍ출산ㆍ양육과 관련하여 국가의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등의 조항을 신설합니다. 민생이 선진이 되는 나라에서 국민이 누릴 권리를 헌법에 명기하자는 게 저희의 요청입니다.

여섯 번째,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수준 임금을 명문화합니다. 고용 형태, 인종, 종교, 성별 등에 관계 없이 동일 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에는 동일 임금 수준을 적용하고 노동의 양에 따라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인식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국가는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준의 임금이 지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헌법에 써넣어야 합니다.

일곱 번째, ‘토지공개념’을 강화합니다. 경제질서와 관련해 불평등과 불공정을 고치기 위해서입니다. 부동산이 투기의 대상이 됐고, 부의 대물림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집 문제로 좌절합니다. 결혼을 포기해야 할 처지입니다.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국가는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라고 토지공개념의 내용을 헌법에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한 세대 동안 대한민국과 대한국민의 역량은 넉넉히 입증됐습니다. 현행헌법보다 국민의 권리를 더 인정하고, 국가가 국민을 더 지원하도록 규율하는 헌법을 가질 자격이 충분합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가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밝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정치적 상상력을 최대치까지 뻗어 보자고 요청합니다. ‘왜 안 되는지’가 아니라, ‘왜 해야 하는지’를 논의합시다.

국민 요구 사항은 더 다양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넣거나 빠질 것입니다. 이는 정치권과 국민이 참여하는 열띤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돼 있기 때문입니다. 22대 국회가 열리면 국회와 국민 모두 개헌을 논의합시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