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싸움터에서 중상을 입고 죽어가는 나이 어린 병사의 귀에 대고 군목이 죽기 전에 남길 말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어린 병사는 실눈을 뜨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어머니에게 이 아들이 기쁘게 죽었다고 전해주세요.”

그러자 군목은 자기가 전해줄 다른 말이 있느냐고 했습니다.

"목사님, 제가 다니던 교회학교 선생님께 꼭 전해주세요. 선생님이 예수님에 대해 가르쳐주심에 감사드리고 그 덕분에 지금 죽어도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살수 있으니 기쁨으로 장하게 죽었다고요."

어린 병사는 이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군목은 그 병사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의 어머니와 그가 다니던 교회학교 선생님에게 서신으로 전달했습니다.

몇 주뒤 교회학교 선생님이 쓴 편지가 군목실에 도착했습니다.

"오 하나님이시여,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목사님, 저는 지난달에 교회학교의 교사 직분을 사임했습니다.

교회학교의 교사로서 20여 년간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지도 않고, 실제로 제 자신을 돌이켜 보니 말재간이 없어 성경을 가르치는 데 표현력이 많이 부족해서 낙심하던 가운데 사표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편지를 받고 나서 그동안 제 교사 직분이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소중한 영혼을 주께 인도했음을 알았습니다.

제가 가졌던 부정적인 생각이 송구스럽고, 한 생명의 복된 최후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교회에 반납했던 교사 직분을 다시 맡겨 달라고 요청할 것이며, 앞으로 이 귀한 직분에 충성할 것을 다짐합니다."

[갈라디아서 6:7] ~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씨를 심는 자는 그 씨가 땅에 떨어져 흙에 묻히기 때문에 열매를 보기는커녕 뿌린 씨앗마저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농부는 자기가 뿌린 씨앗이 흙에 파묻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낙심하지 않습니다.

농부는 하나님이 흙에 덮여 보이지 않는 씨앗 가운데서 역사하여 그 씨앗에서 싹이 나게 하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자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이름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지만 그 일들은 숨겨져 있어 열매가 없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아 실망하고 서운해하고 좌절합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높은 자리에 올라 권세를 부리고 으뜸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크고자 하는 자는 섬기는 자가 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섬기는 자가 큰 자요, 종이 으뜸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14:43~44] ~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를 버리고 종의 형체를 입고 섬기는 자로 성육신하여 세상에 오셨습니다.

제자들이 큰 믿음을 달라고 하자 예수님은 종의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누가복음 17장 6절에서 10절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즉 종의 자세란 하루 종일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왔어도 고생했다고 주인이 고마워하거나 쉬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식사 준비하라고 해도 서운해 하지 말 것이며, 수고를 한 것을 인정해 주지 않더라고 그것은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한 것이기에 섭섭해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17:5~6] 사도들이 주께 여짜오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하니 주께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

뽕나무의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겨진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뽕나무 뿌리는 많고 깊어서 왠만한 힘으로는 뽑기도 힘듭니다. 그런데 이것을 뽑아서 바다에 심고 바다에서 자라게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람마다 뽕나무 뿌리 같은 쓴 뿌리, 상처의 쓴 뿌리가 있습니다. 

수많은 쓴뿌리, 인정받지 못하고 알아 주지 않음에 대한 상처와 서운함 같은 뿌리들이 있습니다.

이 뿌리를 뽑으려면 종의 자세, 섬김에 대한 올바른 깨달음을 가져야 합니다.

나는 무익한 종일 뿐이고 당연한 일을 한 것이기에 사람은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은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큰 기적이나 대단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겨자씨 하나의 믿음으로도 가능합니다.

기적으로는 사람이 변하지 않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3년 동안 따라다니면서 예수님의 기적을 봤으면서도 자기 중심의 사고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누가 큰자인지 다투었고 그 만큼 그 쓴 뿌리가 깊었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거룩한 극약 처방을 하셨습니다. 스승인 예수님이 제자들의 찌든 발을 씻기셨습니다.

사람이 변화되려면 일상의 현장에서 섬김을 실천해야 합니다. 섬김의 도를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뵐 때까지 섬겨야 합니다.

토마스 켐피스 (Thomas A. Kempis)는 "주님의 헤아릴 수 없는 은혜를 무엇을 보답할까? 내 소원은 단 하루라도 주님의 크신 은혜에 합당한 섬김(봉사)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믿음은 내가 하나님께 대단한 것을 해 드라는 것이 아니라 종의 자세로 섬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순전한 섬김으로 겨자씨 믿음의 문을 열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