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복잡한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네요

 어제 운동 끝나고 후배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저녁9시 즈음)

 편도1차선 좁은 길에서 차 사고를 목격했습니다.

 - 정확하게는 조수석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느라, 사고는 보지 못했고 급정거와 함께 알게 되었습니다.

 후배도 자세히는 보지 못했다고 하네요.

 길에는 1톤 노가다 봉고(?)트럭이 앞유리창이 깨진채 세워저 있고, 반대편 차선에 어떤 여자분이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발견즉시 119에 신고를 하면서 뛰어 갔습니다.

 너무 놀라서 손이 벌벌 떨리더군요. ㅠ.ㅠ

 전화기 목소리에서 "숨은 쉬고 있나요? 손을 가져다 대보세요,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라는 소리가 나왔지만,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입과 코와 머리에서 피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데, 벌벌 떨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고를 낸 아저씨, 저와 나이또래가 비슷해 보이는 그분이 오열하면서 어설픈 CPR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고내신분도 이미 정신이 없는 듯 오열하면서......

 저는 응급처치를 1년에 한번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그런 직장에서 근무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가슴을 누를때 복부가 솟아 오르는 것을 보고, 동공을 확인하여 촛점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전화기로 죽은것 같아요 라고 쓰레기 같은 말을 내뱉었습니다.

 이미 머릿속은 멀 해야 할지 암것도 생각나지 않고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몇 시간이 지난 것 같은 시간의 흐름에 구급대가 도착하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 후배말을 들어보니 6분 정도 되었다고 

 구조대원의 행동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반갑고, 안심되고, 쓰러진 여성분이 살아날 것만 같았습니다.

 정신차리고 보니 주변사람들이 오열하던 아저씨를 때어내어 인도로 옮기고 저는 어느샌가 사람들에게 이끌려 뒤로 끌어내져 있더군요.

 정신이 멍한채로 구석에서 줄담배를 피워댔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 안타깝게도 하늘로 가셨다는 부고를 접했습니다.

 제가..... 제가 좀 더 응급처리를 잘 했더라면 살 수 있었을까요? 

 돌아가신분에게 정말 ..........       죄송합니다...

 그리고, 119 구급대원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잊지 않을겁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전화해서 감사하다는 말도 못하겠습니다. 용기가 없네요. 

밤길운전 조심하고, 도로 건널때도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모두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