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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에 발급했던 가족관계증명서가 있네요. 인증으로 대체합니다
안녕하세요
국제결혼 16년차입니다
커플이라는 단어는 좀 민망하네요 ㅎㅎ
오전 일이 한가해지는 시즌이고 아래 국제결혼 관련 글도 있어서 몇 자 씁니다
먼저 환경을 설명 드리자면
와이프는 백인에 금발이고 동유럽 국적에 현지에서 모델을 하던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에 전액 장학금을 받다가 어학연수로 한국에 왔을 때 만나게 된 케이스 입니다
물론 연애결혼이고 당시 와이프의 나이는 20살이였고 몇 년 연애 후 결혼 했습니다
자랑이 아니고 와이프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자랐고 똑똑한 사람인지를 설명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요즘 돈내고 하는 중매서는 결혼은 제가 전혀 모르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많은 분들이 어떻게 결혼을 하냐에 관심이 있고
정작 중요한 결혼 후에 어떻게 사느냐에는 덜 한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거기에 포커스를 맞춘 글이라는 것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1. 국제결혼 후 의사소통 문제
- 문화적 차이가 꽤 큽니다.
이 차이를 줄이거나 양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가 필요합니다
결혼 후 언어를 사용하실건가요?
한국어? 영어? 와이프 모국어?
다른 유튜브를 봐도 그렇고 주위의 타 국제 커플을 보면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낳고 부부의 가치관이 나 중심에서 아이 중심으로 바뀌는 고난을 겪을 과정에서
영어로 소통하고 자기 생각과 속마음을 정확히 전달하거나 이해하는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생각해 보셨는지요?
이 세상에서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고 이해해주는 부모님일지라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관계의 틈을 막을 방법이 없을겁니다
영어로 소통하는 부부 중 저처럼 15년이 넘어가는 커플은 어떻게 될까요?
안타깝지만 좋은 관계를 가진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남편과 와이프는 거의 대화가 없습니다.
대화해봤자 상대방이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저희는 온 가족이 100% 한국어로 대화합니다.
아이들과 와이프가 모국어로 대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포함된 경우에는 한국어입니다
이런 환경을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첫째, 한국에서 언어교육원을 2년 다녔습니다
둘째, 한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셋째, 전문 통번역사로 대기업에서 4년간 근무 했습니다
와이프는 언어에 깊은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과정은 길었고 비용은 컸습니다
주위에 한국어에 대해 와이프보다 나은 스펙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공부하나도 안하고 한국어 능력시험을 봤는데 모든 영역에서 만점 가까이 나왔을 정도로 한국어를 잘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실생활에 모르는 단어가 있고
머리로는 암기로 외웠으나 뉘앙스를 정확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튜브나 비정상회담 등에서 말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정말 잘한다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그 들도 와이프와 같은 미숙함을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커뮤니티 내에서 몇 분 실제로 만나서 대화해봤는데
실생활에서 쓰는 단어는 알지만, 한자를 통해 단어의 뜻을 유추하는 정도의 실력도 안 됩니다
깊은 대화를 할 수 없는 사람과 평생을 살아야 한다?
고민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영어나 제 3의 언어를 쓰더라도 부부간에 극복하던지 묻어놓고 그냥 살던지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부는 성인이고 손익을 따질 수 있기에 조건이 맞으면 같이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이 문제는 결국 아이들에게 이어집니다
초등 3학년까지는 그냥 저냥 넘어갔습니다만 4학년부터는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쓰던 단어들이 엄마와의 대화에서는 사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머릿속에 인식하게 되면서 엄마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엄마는 어차피 말해도 몰라.', `이럴거면 얘기를 하지 않는게 나을 뻔 했어.'
엄마가 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할 수가 없죠.
아빠가 강력하게, 노력해서 엄마를 가족 안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과정이 추가됩니다.
일반 보육도 힘든데 말이죠.
거기에 엄마는 아빠보다 더 많이 참고, 스스로를 컨트롤해서 치밀어오르는 화와 눈물을 눌러야 합니다
아이들을 더 품어주고 이해해 줘야 하는 과정이 추가됩니다
이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다문화가정에서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워내지 못하는 원인과 시작점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평범한 가정에서도 아이들의 사춘기 과정이 힘든데 국제커플은 더 힘든거죠
이 과정을 영어 등 제 3의 언어로 소통한다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울겁니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설명을 할 수는 있을겁니다.
하지만 엄마가 아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제 3의 언어로는 불가능하죠...
아이들은 제 3의 언어나 엄마의 모국어로 자신의 마음을 외국인 엄마에게 충분히 표현하기 힘들어 할 겁니다..
엄마가 우울해지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과정을 또 온 가족이 노력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빠나 아이들이 인격적으로 미리 준비되지 못했다면
엄마는 그 때부터 현생을 지옥에서 살아가는 거죠.
아무도 모르는 타국에 나홀로 있는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엄마는 가정 외에 일을 시작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 지나치게 시간을 소비하면서
가정을 향한 마음과 희생이 천천히, 시나브로 떠나게 되더군요.
이제 근무 시간이 되어서 갑작스레 글을 줄입니다..
혹시 도움이 되신다는 답글이 많으면 언어 외 다른 문제들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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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16년차가 알려드리는 현실과 조언 (#1. 언어 문제)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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