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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허벅지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어요.
무릎은 괜찮은데 허벅지만 불편합니다.
아침에 좀 풀어볼까 해서 자전거 30Km 정도 설렁설렁 타고 왔는데 별로 나아지지 않아요.
마등령 탈출길은 언제가도 정이 안 생깁니다. 욕만 늘어나구요.
근 5개월만에 설악산에 갔다 왔어요.
최근에 가신 다른 분들의 설악산은 '쨍'이었는데 어제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전날 비가 내렸으니? 운해가 펼쳐질거야'
'바람 예보가 3m/s던데 무지 덥겠네 육수 좀 뽑겠어'
라고 걱정과 기대를 가지고 안내산악회 버스를 탔습니다.
목요일까지 내린 비로 신청취소가 많았나봐요. 인원이 줄었다고 리무진버스로 교체 -> 추가비용!
하지만 1만원 정도 더 내는대신 넓고 안락하게 이동했어요.
오전 3시 10분 전, 한계령 시작하자마자 심한 바람과 운무가 심상찮습니다.
오래지 않아 출발 전의 걱정과 기대는 '심한 우려'로 바뀝니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조금 쌀쌀하다고 바람막이나 고어텍스 자켓 꺼내 입지 마세요. 위령탑 지나자마자 벗어야 합니다.
서늘하면 걸을 수 있지만 덥고 땀나면 걷기 많이 힘듭니다)
바로 직전까지 비가 내린 듯 돌들이 많이 젖어서 미끄럽습니다.
나무에서는 바람 불때마다 물방울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중심잡기를 걱정해야 할 만큼 바람은 세차게 불어대구요.
후미에서 출발했지만 어느새 앞에 아무도 없고 가시거리 1m의 짙은 운무속을 혼자 헤매고 있습니다.
오전 4시 한계령삼거리, 배가 고프지 않으니 바로 이동합니다.
내설악휴게소에서 패티 뺀 버거 두개 먹었거든요.
한계령삼거리부터 끝청.
심한 운무 덕분에 길이 명확하지 않아 알바 몇번 하고,
여기서 미끄덩 저기서 미끄덩 수없이 미끄러지고 부딪히고. ㅠㅠ
안경에 습기까지 더해지니 시야가 더욱 불편합니다.
바위는 물이 묻은게 아니라 비가 흘러 내리는 물바위입니다.
끝청 전에 한분이 따라 오셔서 끝청까지 그분 뒤를 따랐습니다.
중청 삼거리. 중청대피소는 물론이고 대청봉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전 6시 쯤, 소청삼거리를 지나 내려오는 길에 잠시 하늘이 열립니다.
'어쩌면 하늘이 보일 수 있어!'
라는 쓸데없는 기대를 갖게 만듭니다.
하지만 기대는 기대로 끝나고 끝까지 하늘은 보이지 않고 대기에는 가스가 가득 채워집니다.
경치가 보이지 않으니 사진 찍을 게 없어서 시간 단축은 많이 됩니다.
쳇 ~
희운각에 필요이상으로 빨리 도착해서 일부러 느긋하게 식사를 했어요.
식빵 4장과 음료수.
그리고 오전 7시에 공룡입구에 섰습니다.
공룡능선에 못간지 몇년 되었어요. 공룡능선은 잘 있었겠지만 저의 몸은 ... ㅠㅠ
공교롭게 희운각을 시작으로 공룡 타는 사람은 저만 있더군요.
저도 이렇게 했더라면 오늘 아침의 허벅지 근육통은 없을거에요.
'망할 마등령 탈출길'
1275봉에 오전 8시 조금 넘어 도착해서 벤치에 앉아 시원한 바람 맞으며 쉬지만 입맛은 없습니다.
마주오시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걷다보니 마등령. 9시 반쯤.
뭐 할게 없습니다. 바로 출발했어요.
마등령 내리막길은 '내려간다는 가벼움'보다 '무릎 걱정'으로 답답해 지는 곳이죠.
역시나 마등령 길은 변함이 업습니다. 그때까지 멀쩡하던 무릎과 허벅지가 힘을 받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집니다.
잠시 바람 맞으며 쉴 때마다
'에이 C 다시 오나 봐라'
가 절로 나옵니다. 몇번째인지도 모르는 저 멘트.
11시쯤에 비선대를 내려와서 뒤를 돌아보니, 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배가 살살 고파오니 얼른 탈출해서 샤워하고 뭐 먹을까 고민을 해야겠어요.
집결지 주변 모텔에서 4천원에 샤워하고도 출발까지 5시간 가까이 남더군요.
그래서 속초 시내에가서 만*닭강정 두박스 사서 왔습니다.
(중앙시장 말고 관광엑스포에 있는 곳을 가시면 조금(!) 덜 기다립니다.
어제 20~30분밖에 안 기다렸어요. 설악동에서 7번 버스로 왕복하실 수 있어요)
오늘 아침에 자전거 100Km를 도전해볼 생각이었는데 이 허벅지로는 어려울 듯합니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한강까지 왕복 30Km 몸풀기만 하고 왔어요.
오늘도 설악산 날씨는 어제처럼 뽀얀 도화지인가 봅니다.
하지만 이 시기 설악산은 낮엔 덥다가 오후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립니다.
푄현상이던가요? 더운 바람이 서쪽에서 오다가 설악산 너머 찬 바다바람과 만나서 비를 뿌린다고.
모두 안전하게 내려오세요.
상의: 반팔 + 팔토시
하의: 타이즈 + 반바지
스틱/버프/모자
식사: 버거 두개(내설악 휴게소에서 미리 먹고 출발)
희운각: 식빵과 요거트
간식: 사탕과 미니 초코바를 여러개 챙겼지만 사탕 2개, 초코바 1개만 먹고 되가져옴.
음료수: 750m 물병 + 500ml 생수 + 파워*이드. 500ml 생수는 집에 다시 가져왔어요.
물병은 마등령 탈출로 샘에서 보충
사당 버*킹에서 버거 두개를 샀어요. 간편식으로 좋아서.
셀프 주문은 편한데, 패티를 빼고 주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컴컴한 밤에 랜턴에 빛나는 꽃들. 함박꽃입니다.
갑자기 나타나면 가끔은 살짝 무섭기도 합니다.
끝청. 일출시간이 지나니 주변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저기까지.
꼴이...
소청 내려가는 길.
주변 경치가 죄다 똑같아서 설레는 마음 없이 평안합니다.
물 묻은 나무를 헤치고 가거나 잠깐씩 후두둑 내리는 비 때문에 모자까지 꺼냈습니다.
10년도 넘게 사용하던 이 모자가 안 보여서 얼마전 두개를 새로 샀죠. 같은 회사 제품입니다.
'일요일 오후'
배낭에 대충 쑤셔 넣고 다니기 좋습니다.
희운각으로 내려 오는 길에 잠시 열린 하늘.
이날의 마지막이었어요.
뿌연 하늘과 대기 속으로 살짝 보이던 공룡능선.
운해도 별 이펙트가 없고.
그냥 공룡능선이었어요.
희운각 대피소는 아직 공사가 한창입니다.
여기서 충분히 쉬어야 바로 다음 신선대 오르막에 여유가 조금 생깁니다.
등산화 꼴이 말이 아닙니다.
공룡능선 진입 길목.
설악산이 처음이라는 부산에서 오신 분. 이길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가셨기를.
처음오는 설악이라 대청 인증을 하고 싶으시다며 대청으로 가셨는데...
최고의 경치를 보여주는 신선대.
그런데 어제는 이랬어요.
카메라 세팅해 놓고 마냥 기다리시는 저 분이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출발하실 때는 저와 비슷한 기대를 가지고 나서셨을거에요.
1275 전, 이제 끝물같지만 아직 몇 포기 남아 있습니다.
1275 벤치.
바람 시원합니다. 할 게 없습니다.
마등령 탈출로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이마저 잠시 보여준거에요.
마등령 샘물은 잘 나옵니다.
마등령 내리막길 3번째 철계단에 있어요.
뭐 오늘만 날인가요? 또 오면 보겠죠!
마등령 탈출로에서 바라보이는 천불동 계곡.
예상외로 물은 많지 않아요. 사람들은 많구요.
설악동 C지구 상가지역에 있는 샤워할 수 있는 곳.
4천원이고 어제는 얼음물도 한병 주시더구요 ^^
119 설악 센터 주변에 있어요.
폰은 거의 꺼낼 일이 없고 작은 디카로 찍었어요.
찍을 거나 있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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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설악 생각하다가
위성사진보고 집안에서 트랜스포머 보았습니다
샤워용품은 개인꺼 가져가야하나요?
시설은 괘찮습니까?
샤워용품은 갖춰져 있어요.
아, 세수비누가 없었어요! 바디샴푸 있구요.
시설은 대학교 MT가는 온돌방.
이유없이 2인에 맞은 크기를 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