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미혼남입니다.

변변한 직업이 없습니다.

이것저것 하다가 다 그만두고 삼년 정도 가끔 소일거리나 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핑계라면 이 기간에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제가 케어한 기간이 1년 정도 되고, 저도 몸이 안좋아서 치료 받고 그러면서 일을 놓게 되었네요.

다만 제 앞으로 건물이 하나 있고 월세가 나와서 그걸로 생활합니다.

하는 일이라면 건물 관리? 세금이나 행정적인 부분 일 있으면 제가 하는 정도?

여자친구도 없습니다. 

마지막 여친과 헤어진지 수년째고요.

일할때는 같은 직장에 썸도 한두번 있었고, 소개팅도 몇번 들어와서 했고.. 근데 전부 다 잘 안되었네요.

서른 초반까지는 이성에게 다가가는것도 스스럼 없었는데.. 이제는 말 걸기가 힘드네요.

친구도 거의 없습니다.

동네 친구들과 연락 끊은지 1년이 다 되가네요. 

큰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제 자격지심일 수 도 있고, 친구들을 만나면 즐거워야 하는데 뭐랄까 집에 돌아갈때면 항상 뭔가 개운치가 않고.. 서로 뭔가 미묘하게 신경전을 하는것 같고.. 제가 사람과의 관계에서 피로를 느끼고 있더라고요.

참 이기적이게도 연락와도 답장 없이 다 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 심정을 구체적으로 밝히거나 주변을 변화시킬 용기나 의지도 없네요.

가끔 연락하고 일년에 두세번 얼굴 보는 동생, 친구1, 친구2 정도 있는게 인간관계의 전부 입니다.

취미도 없습니다.

운동 한가지 하는게 있었는데.. 그 클럽? 에서 오해를 사게 되어 발길을 끊었습니다. 이것도 제가 적극적으로 소명을 하고 다시 부딧히면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고.. 뭐 그러네요.

가끔 혼자 훌쩍 여행 다니는게 그나마 취미 입니다.

아무래도 직장에 매여있지 않다보니 그냥 국내 여기저기 버스타고도 가고 가까운 동남아도 짧게 다녀오기도하고요.

그냥 큰 풍파 없고, 어디 크게 아픈곳 없고, 경제적 어려움도 없으니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자 하면서 스스로 자기 위로를 하는데.. 가끔 동창들 인스타나 카톡 보면 다들 어쩜 그리 행복하게 재미나게들 사는지..

꼭 결혼해서 애 낳고 사는 친구들 뿐 아니라 미혼이라도 자기 커리어 쌓아가며 주변 사람들이랑 관계 좋고 주말에는 캠핑이나 자기 팀 스포츠 같은거 하면서 사는거 보면 부럽더라고요.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삶을 사는걸까 싶고.. 언제부터 이렇게된걸까 뭐가 잘못된걸까..

근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스스르 위축되고 작은 말에도 혼자 상처 받는 스타일이다보니 막상 누군가와 함께하면 스트레스 받는걸 잘 알고 또 가두게 되네요.

그냥 일요일 새벽에 깨서 멍하게 있다가 생각나는데로 적어봅니다.. 즐거운 주말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