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4년차입니다.17

저는 89년생 한국인

와이프는 96년생 스페인(스웨덴-아르헨 혼혈)

사람by사람이지만 한국과 문화나 정서가 많이 다른 사람과의 결혼 장단점을 간단히 쓰자면(어디나 예외는 있기에 그냥 제 와이프의 장단점에서 살짝 덧붙였다고 참고만 해주세요)

-장점

1. 유럽쪽 여자들 특징이기도한데 자립심이 매우 강함, 의존적인 모습 전혀없고 저보다 생활력 더 강함

2. 매사에 자신감이 넘침, 어디서 남 눈치보거나 남하고 비교하는 성향이 없음

3.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생활운동이라 매우 건강함

4. 키 크고 얼굴이 작음. 와이프쪽 집안 여자들 다 이러니 딸도 또래 친구들과 체형이 확실히 다름(와이프 174, 처제들하고 장모님 다 170대)

5. 재는게 없고 솔직해서 대화가 시원시원하게 진행됨

6. 가족성향이 강해서 우리 부모님도 시댁이라 생각안하고 엄마, 아빠로 부르면서 진심으로 좋아함 가끔은 나보다 더 좋아하는 느낌

7. 와이프 집안 자체가 다 혼혈이라 확실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짐. 딸이 6살인데 한국어+스페인어는 원어민이고 스웨덴어+영어도 그럭저럭 하는편, 학원 한 번도 안다녔는데 처제가 한국 1-2달만 놀러왔다 돌아가도 언어능력 확 향상됨. 책으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한다는게 자식이지만 부러움.

8. 과소비 안하고 남들 의식 안해서 가성비 추구, 아이도 강하게 키워야한다는 주의라 비싼 유모차 분유 이런거 안했음. 이유식도 본인이 싼거 사와서 직접 만들어 먹이고 유모차 안태우고 항상 본인이 업고 다니다 걷기 시작하니 얄짤없이 아이 스스로 걷고 다니게함

9. 애엄마고 이제 딱히 여자로 안보이지만 확실히 화장 하나도 안한 얼굴도 여전히 조각같긴함. 가끔 자기 전에 감상하는데 오해하고 잠자리 가지려고해서 당황한적 몇 번 있음.

-단점

1. 싸우면 꼭 소리를 지름

2. 소리 지를때 데시벨이 진짜 이명 걸릴 것 같았는데 물론 내가 평소 이어폰을 크게 듣지만 정말 이명 생김

3. 평소 대화는 영어8 스페인어2정도 비율인데 싸우면 바스크어로(와이프가 바스크 출신) 막 속사포로 내뱉는데 진심 오컬트영화에서 저주 퍼붓는 주술 거는 느낌

4. 화날때 가끔 눈 흰자만 보이는것 보면 진짜 얘가 어디 빙의가 됐나싶음

5. 힘이 나보다 쎄서 화날때 진심 눈치보임(주짓수 퍼플벨트)

6. 타협이 없음 본인이 생각한 기준이 있으면 그냥 김민재-반다이크급 벽과 대화하는 느낌

7. 혼혈딸은 인형같고 예쁘니까 인기 많겠다 생각하는 지인들이 많은데 유치원 다니면서 동네 아줌마들한테 상처받는 경험 정말 많았음. 우리나라 인종차별이 약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약한게 아니라 타인종을 볼 일이 없으니 인종에 대해 무지한것임. 아무래도 같은 혼혈아이 키우는 부모들과 알고 지내는데 다들 한국에서 키우기 쉽지않다는 의견이라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음

8. 이건 내 와이프의 문제, 한국어를 배울 의지가 별로 없음. 한국 정착한지 4년째인데 아주 간단한 인사만 가능.

요즘 국제결혼에 대한 말이 많던데 마침 자게에도 얘기가 나와서 한 번 써봤습니다. 각 상황마다 확실히 생기는 장단점이 있기에 한국인과 결혼이냐 외국인과 결혼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와 평생 반려자가 될 마음이 중요하다 봅니다.

지금 와이프가 마냥 좋지도 않고, 연애 때 만큼 사랑스럽지도 않고, 가끔은 너무 스트레스 받아 혼자있고싶지만

제 평생의 반려자로 이 사람을 만난건 너무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ㅎㅎ

국제결혼에 대해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알려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