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주 평범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육감은 굉장히 뛰어난편이죠.

저희 어머니가 하는 말씀 중 제가 어릴 때 2살밖에 안된 애가 마룻바닥에 앉아서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팔을 휘저으며 방긋방긋 웃을때마다 섬뜩했데요.

맨날 꼬마애가 허공을 쳐다보고 아무도 없는데 가족따라 안다니고 혼자 저벅저벅걸어다니면서 좀 그랬데요.

그리고 육감이 발달했다는 말은 제가 재수없다고 뭔가 느낌이 올 때면 항상 재수없는 일이 생기곤 했어요.

예를 들어서 극기훈련을 하러가는데, 농가 중에 아무도 없을것같은 그런 폐가를 보면 친구들은

"야 폐가다. 저기가서 자고갈래?"

라고하면 저는

"뭐가 있긴 있는데.."

하며 중얼거리곤 했어요.

그리고 꼭 무언가 일이 일어나곤했죠.

근데 핵심적인 일은 바로 그때였어요.

초등학생때였어요.

반에 친한 친구들 엄마끼리 모임같은게 있어서, 1학년 때 몇명의 아줌마들이 모임을 가지고 1년에 한번정도 여행을 갔어요.

그곳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연히 친구들과 놀러가는거니 굉장히 들떠있었어요.

남자아이 4명, 여자아이 5명, 엄마들 9명으로 구성되어있었고, 

방이 3개라 남자아이들끼리 1개 여자아이들끼리 1개 엄마들기리 1개 로 쓰기로했어요.

낮에 한참을 놀다가 여름이라 땀범벅이되어 씻기시작했어요.

첨엔 함께 씻을까했지만, 서로 부끄러워 따로 씻기로했어요.

제가 2번째로 들어갔죠.

온 몸에 샤워기로 뜨거운 물을 뿜어대며 씻었습니다.

제가 샤워하면 시간이 좀 걸리는편이라 내부가 수증기로 가득차거든요.

쿵-!쿵-!

오래걸려서 그런지 문을 누군가 발로차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마무리하고 나가니까 쇼파에 앉아 TV보던 친구들이 

"이제야 나오냐."

하더라구요.

그때 여행이 총 5박6일이였는데, 다음날도 여기저기 놀고 구경다니다가 샤워하러들어갔어요.

이번엔 일부러 젤 마지막에 씻었어요. 그렇게 좀 씻고있는데,

쿵-!쿵-!

또 두드리는거에요. 그래서 누가 화장실가고싶어서 그런가 싶어서 얼른 마무리하고 또 나왔죠.

그러다가 마지막날 저녁이였어요.

그 날도 전 일부러 마지막에 씻는데, 4명 중 2번째로 씻기로 한 애가 대충 몸을닦고 나오더니

"야 !! 진짜 짜증나!! 너희 왜 자꾸 문 두들겨?!

좀 씻겠다는데!! 너희는 20분도 넘게 씻으면서 난 10분 씻으니까 두들기냐!!

진짜 너희 치사하다 치사해!!"

라며 쇼파에 앉아 TV를 보던 저희한테 화를 막 내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영문을 몰라서 

"야. 우리 아무도 문 안두들겼어."

라고했죠. 너무 무서운 거에요. 일부러 TV소리를 더 높게 틀었고

씻긴 씻어야하는데 무섭다고말하자니 여자아이들한테 부끄러워서 얼른 씻고 나와야겠다 싶었죠.

결국 제 차례가 왔어요.

뜨거운 수증기가 욕실을 가득 메워질 때 쯤 비누칠을 위해 잠시 물을 껐는데,

쿵-쿵-쿵-킁-

소리가 나더라구요.

바로 알몸으로 샤워실을 뛰쳐나왔습니다.

왜냐면, 아무리들어도 그 소리는 밖에서가 아니라

안에서나는 소리더라구요.

웃지못할 이 헤프닝 때문에 저희의 엄마들이 결국 엉엉 우는 저희때문에 방을 교체해서 마지막밤을 보내고 집으로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