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자동머신(EP2221) 입문했습니다.1

네스프레소를 6년 정도 먹고 있었습니다. 애 키운다고 휴직하고 집에만 있으니까 커피를 아무래도 더 자주 먹게 돼서 캡슐값이 만만찮아서 자동머신을 들여왔습니다.

라떼는 잘 먹지 않는데, 아이들이 거품 올라간 우유를 좋아해서 에어로치노를 잘 썼던 터라 우유스티머 있는 라떼클래식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라떼고는 가격이 너무 올라가기도 하고, 우유만 데워먹는 기능은 없더라고요(커피 분쇄 전에 후딱 정지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아메리카노 먹으려면 뜨거운 물도 받아야 하니까 제가 사용하는 용도로는 이 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습니다.

EP5365도 잠깐 고민을 했었는데(구매를 고민하던 시점에 쿠*에서 58만원대까지 나왔음. EP2221은 52만원이라 6만원 차이) 디스플레이도 달려 있고 메뉴 기능도 많아서 좋아보이기는 했지만, 우유통 관리(세척도 세척이지만 배출하면서 사방팔방 튀기더라고요)하기가 너무 어렵겠다 싶어서 포기했습니다.

3200 시리즈는 2200 시리즈랑 하드웨어는 똑같고 단지 메뉴 프로그램 두가지(룽고, 아메리카노) 추가되었을 뿐인데 거의 10만원 가까이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것도 썩 내키지 않더라구요.

- EP1200

419천원/ 우유 스티머, 온수 없음/ 에스프레소, 커피

(아메리카노 마시려면 별도로 전기주전자로 물 받아야 함)

- EP2221 (2200 라떼클래식)

519천원/ 우유 스티머, 온수 있음/ 에스프레소, 커피

(아메리카노는 온수 먼저 받은 후 에스프레소 추출하면 됨)

- EP2231 (2200 라떼고)

629천원(복지몰, 스벅패키지, 일반택배라 연휴 지나야 함)

라떼고인데 라떼는 없고 카푸치노만 됨. 우유만 데우는건 안됨.

온수 있음/ 에스프레소, 커피, 카푸치노

- EP5365

588천원/ 기능은 많음/ 우유통 세척 어려움

처음 5회 정도는 기계 워밍업 하는 차원에서 안 마시고 그냥 버렸습니다. 추출한 커피 찌꺼기도 처음엔 축축한 죽처럼 쏟아지더니, 몇 번 더 추출하니까 제법 퍽 모양을 유지하고 떨어지네요.

산미 없이 고소하고 크레마가 진한 맛을 좋아하는데, 기계와 같이 산(연휴 동안 쓰기 위해 부득이 로켓배송이 되는 것 중에서 고른) 브라질 산토스 원두는 좀 밍숭맹숭하네요. 아마 강하게 볶지 않은 제품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이런걸 중배전?이라고 하는 건가보네요). 그나마 아이스로 투샷 내려 먹으면 참기름향이 좀 나는데 뜨겁게 마시면 딱히 특색은 안 느껴지는 그런 맛이네요. 크레마도 금방 사라져버리고 기름기도 없고요. 

캡슐은 이맛저맛 바로바로 비교가 되는데, 원두는 한 번 사면 일단 빨리 소진해야 하니까 입맛에 맞는 걸 찾는게 좀 어렵네요. 다음엔 좀 강하게 볶아진 것을 사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