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도는 행성들

태양계의 행성들은 자신만의 궤도를 가지고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 태양이 46억년 전 만들어졌으니 태양계의 행성도 그 이내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행성들은 어떻게 태양의 주위를 돌 수 있는 권한을 받고 태양계안으로 편입되었을까?? 혹시 그게 아니라면 태양의 의지대로 입맛대로 태양계 안에 골라넣은 것일까? 어찌되었건 이 여덟개의 행성들은 태양을 공전하며 우리는 주로 이 여덟개의 행성을(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 태양계를 이루는 주요행성으로 인식한다.

이 행성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는 궤도를 가지고 태양을 돌고있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자연적으로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 지금의 태양계 이전에는 여덟개의 행성외에도 다양한 물질들이 뒤얽혀 난장판을 이루고 있었다. 성간먼지와 가스, 얼음결정등이 궤도를 돌다 서로 부딪히고 합쳐져서 행성을 만들었다.(잔해들은 태양의 형성과정에서 나온 물질이다.) 그 행성들 역시 자신만의 궤도를 가지고 태양 주위를 돌고있었지만 그닥 아름다운 궤도가 아닌 탓에 다른 행성이나 바위와 우연스레 충돌해 소멸하였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아름다운 궤도를 타고난 녀석들은 태양 주위를 돌며 자신만의 특색을 갖게 되었는데 그렇게 오랜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지금의 태양계가 된 것이다. 누군가의 선택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연일 것이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아주 먼 옛날의 태양계 식구들을 생각해 본다면 행성들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법칙을 볼 수 있게 된다.태양계가 형성되며 파괴된 많은 행성들을 연구함으로서 현재 살아남은 행성들의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궤도가 겹치지 않는 행성들은 특출난 능력이 있어서 그렇게 된 건 아닐 것이다. 생존에 적합한 능력을 스스로 가지고 있었던 것 뿐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행성으로 불리기 위한 조건들도 약간은 까다롭다.

1. 태양 주위를 안정적으로 공전 해야하며,

2. 완벽한 원의 형태를 갖도록 중력이 커야한다.

3. 그리고 자신의 공전궤도에서 지배적 중력을 가져야 한다.(궤도 내에 잔해들이 있으면 안된다는 뜻)

이런 조건하에서는 76년마다 찾아오는 핼리혜성은 행성이 될 수 없다. 태양 주위를 돌고는 있지만 궤도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완벽한 원의 형태도 아니며, 지배적 중력도 없다.( 핼리혜성은 여타 행성과는 다른 특출난 모습으로 간간히 우리 역사의 한페이지에 기록되었지만 행성의 지위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결국 이런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킨 여덟개의 행성과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 수많은 행성들이 소멸되어 우주의 먼지로 남게 되었다.

우리가 봐야 할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면 보이는 것들이 왜 살아남았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단지 그 과정이 약간은 힘들 뿐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더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튜버들의 성공학 강의나 자신의 사업수완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나는 실패한 사람들의 모습이 더 궁금해진다. 성공의 길은 단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갈래의 길들이 우리 앞에 펼펴져 있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명확히 알수는 없다.또한 어느 길이 성공으로 가는 길인지는 강의나 책한권으로 취득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돈을 많이 벌거나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길을 똑같이 따라간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실패한 사람들은 아주 못쓸 게으름뱅이만 남게된다. 누구나 그 길을 걷기만 하면 성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그 사람의 인생에 운이 어떻게 따라주었는지 아무도 측정할 방법이 없다. 누군가의 성공 방정식은 다른 사람의 머리에 백퍼센트 이식이 불가능하고, 또 그렇게 한다한들 이식자마저 자신의 모든 기술들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살아가는 인생법이나 사업의 기술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습득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최우선적으로 직접 부딪치며 배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스스로 얻은 노하우가 아니면 거의 다 쓸모가 없다. 구루들의 조언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분명 우리가 쓰러지지 않고 딴 길로 새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단지 우리가 남들보다 빠르게 목표까지 완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몫이다.

그래서 난 오히려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보단 실패한 사람들의 스토리가 더 궁금하다.(태양계의 파괴된 행성들처럼...) 성공한 사람들 뒤로는 무수히 많은 실패자들이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에게서 정보를 얻는다면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본질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성공 트렌드를 따라가다 보면 본질을 놓치고 사소한 것에 집착하게 된다.( 부동산에 무리하게 투자한다거나,섣부르게 사업을 시작한다거나)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것은 결국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물론 우리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한 번 도전으로 성공에 이른다면 오히려 자만에 빠지기 쉬운데 자만은 역시 사람을 쉽게 무너뜨린다. 실패함으로서 얻은 노하우들을 습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으로만 이자리까지 왔다는 믿음은 다시 실패를 경험할 문턱으로의 초대장이다. 자신의 실패에서 미래의 길을 읽는 것이 본질이다. 그것은 곧 보이지 않는 실패자들의 노하우들을 습득하는 것이 오히려 본질에 가까워짐을 의미한다. 다만 실패가 명확하게 보이는 길로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그래서 우리는 구루들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펀드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 눈에는 살아남은 펀드만 보이기 때문에 어쩌면 펀드에 가입하면 장기적으로는 수익을낼 수 있을 거란 환상에 젖어든다. 하지만 그것은 여태껏 망해버린 펀드들을 보지 못하고 하는 소리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펀드들 밑으로 사망한 펀드들의 시체가 즐비하게 쌓여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살아남은 펀드만 인식하기에 펀드는 안전하고 좋은 노후대비 투자상품이 된다. 생각을 좀 더 확장해서 그렇다면 실패한 펀드들의 사례를 취합해보면 오히려 더 건강한 펀드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본질에 좀 더 다가가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