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다. 지난해 유례없는 타고투저 현상이 발생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심판진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뜻을 모았다. 스트라이크존 윗부분을 공 반 개 정도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심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달라지는 스트라이크존 적응을 위해 지난 19일부터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 챔피언스파크 다목적운동장에서 동계 합동훈련에 들어갔다.
심판들은 피칭머신 두 대를 세워 놓고 스트라이크 판정 훈련을 실시했다. 피칭머신 한 대는 직구, 다른 한 대에서는 변화구가 뿌려졌다. 팀장급 심판이 공을 넣어주면 나머지 인원들은 심판·포수·타자 역할을 분담해 공의 궤적을 파악했다. 구심 역할을 맡은 심판이 스트라이크나 볼을 선언하면 나머지 심판들이 곧바로 의견을 교환했다. 심판들은 추운 날씨에도 4시간 넘게 훈련에 매진했다.
스트라이크존이 상향 조정된 만큼 기존보다 조금 높게 들어가는 공에 스트라이크 판정이 많이 나왔다. 기존 스트라이크존 상향선이 포수의 턱 정도였다면, 바뀐 스트라이크존은 입술과 인중 사이까지 해당됐다. 김풍기 심판위원은 "포수의 체격이 다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의 높아진 정도를 확실하게 명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히 지난해보다는 높게 잡는 연습을 하고 있다. 스트라이크를 안잡아주던 부분에서 콜이 나온다면 투수에게는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심판은 높은 스트라이크존은 장타에 대한 위험성을 언급했다. 한 심판원은 "높은 코스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며 "상향된 스트라이크존에서 조금 더 높게 공이 몰리면 장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수들 역시 잘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던지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심판원은 "바깥쪽과 몸쪽의 높은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은 그쪽 방향에 제구를 마음 먹은대로 할 수 있는 투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상훈 심판위원정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관성 있는 스트라이크존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23일까지 합동훈련을 하면서 일관성 있는 판정을 하도록 주문했다. 다양한 의견 교환을 통해 달라진 스트라이크존 범위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판들은 'S존'으로 불리는 각 TV중계방송의 투구추적시스템(PTS)에 대한 의견도 나타냈다. 한 심판원은 "S존이 생기면서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이 엄격해졌다"며 "스트라이크존은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간 지점이 아니라 홈플레이트 위쪽의 가상 공간이다. 그러나 S존에 표시된 화면이 스트라이크-볼로 인식이 돼 힘든 부분이 있다. 메이저리그는 타격이 이루어진 뒤 확인차원에서 S존 그래픽을 내보낸다. 우리도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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