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일'이 사라졌다, '게임 체인저' 김재호가 뜬다[WC2]

키움 3루주자 김혜성이 11월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1사 만루 6번 김웅빈 얕은 좌익수 플라이때 홈 언더베이스 세이프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7연속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진기록을 작성한 두산은 ‘디테일 야구’가 강점이다.
야구를 알고 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을야구 강자로 군림한 지난 6년간의 ‘두테일’이 올해 보이지 않는다.
#1.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이 열린 지난 1일 잠실구장. 2-2로 맞선 8회초무사 1루. 두산 이영하가 키움 김혜성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공을 던졌다.
순간 교체 유격수 김재호는 2루로 스타트를 끊은 이용규를 발견하고, 베이스 커버를 위해 함께 스타트를 했다.
자동 런 앤드 히트 작전이 걸렸는데, 홈플레이트 바깥쪽으로 날아들던 이영하의 공은 유격수 정면으로 빠르게 굴러갔다.
역동작에 걸린 김재호는 타구 방향으로 이동하지 못한채 고개를 숙였다.
#2. 이정후의 볼넷으로 형성된 8회초 무사 만루. 박병호의 타구가 좌익수 머리 위로 떠올랐다.
수비가 뛰어난 외야수라면 홈 승부를 노려볼 수 있지만, 두산 3루수 박계범은 커트 플레이 후 3루를 선택했다.
약속된 플레이로 3루에 들어가 있던 김재호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하던 김혜성을 태그했지만, 탄력으로 공이 뒤로 빠졌다.
낙담한 표정을 짓던 김재호는 터덜터덜 걸어 볼을 집어 들었다.
동료들의 외침에 2루를 돌아보니 태그업 한 이정후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고 있었다.
#3. 2-3으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 이번에는 김웅빈의 타구가 또 좌익수 머리 위로 떴다.
짧은 타구라 홈에서 아웃시킬 확률이 높은 상황. 김재환의 송구는 딜리버리맨(3루수)에게 조금 짧게 날아갔다.
송구 스피드와 주자 위치 등을 본 박계범은 볼을 그냥 흘렸고, 포수 장승현은 빠른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렸다.
컷오프 플레이를 정확하게 했다면, 여유있게 아웃될 상황이 추가 실점으로 변했다.

한 이닝에 세 번의 실수가 비슷한 위치에서 나온 것은 두산 답지 않은 야구다.
김태형 감독은 “세밀한 플레이로 흐름이 바뀌는데, 부분 부분을 따져보면 아쉽다”고 말했다.
주로 배터리 호흡의 아쉬움을 얘기했지만, 해야 할 플레이를 못한 것에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단기전은 디테일 싸움이다.
두산은 구속이 빠르지 않은 김민규가 선발이라는 점을 고려해 베테랑 김재호를 WC 2차전에서는 선발로 출격시킬 계획이다.
그라운드 위의 야전 사령관으로 꼽히는 유격수 김재호가 ‘두테일’을 재연할 수 있을까. 두산과 키움 중 한 팀은 이 경기로 한 해 농사가 끝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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