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기자] 경기 중후반을 맡긴 히든 카드로 리드를 지치고 있다.
토종 최고 선발투수를 불펜진에 기용하는 모험도 지금까지 성공적이다.
KT가 필승조이자 롱릴리프로 나서고 있는 고영표(30)를 앞세워 통합 우승을 눈앞에 뒀다.
KT는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이후 조현우, 고영표, 김재윤으로 투수진을 가동해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시리즈 전적 3승 0패를 만들며 창단 첫 정상 등극에 한 걸음만 남겨뒀다.
KS 역사상 3승 0패로 앞선 팀이 우승에 실패한 경우는 없었다.
시리즈 전적에서는 두산을 압도하고 있지만 과정은 치열하다.
특히 1차전과 3차전이 그랬다.
투수전으로 진행되면서 1점 싸움이 이어졌는데 타셕 뿐이 아니라 투수력과 수비에서도 KT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당초 예상한대로 선발진 우위 뿐만이 아니라 불펜 대결에서도 KT가 한 수위다.
플레이오프까지 기세라면 두산이 앞설지도 모른다.
두산은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 우완 파이어볼러 3인방이 불펜진 핵심이다.
더불어 이현승과 이승진도 필승조 임무를 소화하고 있다.
이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선발진 공백을 메웠고 두산은 KS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런데 KT 이강철 감독도 묘수를 꺼내들었다.
정규시즌 26경기에서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로 활약한 고영표를 KS에서는 불펜진에 넣었다.
KS 1차전 선발투수로 유력했던 그가 불펜에서 대기하며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필승조 투수가 됐다.
지난달 30일 SSG전에서 깜짝 중간투수로 등판해 3이닝 1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킨 좋은 기억을 KS에서도 이어가고자 했다.
그러면서 KT는 마무리투수 김재윤, 조현우, 주권 필승조에 고영표가 추가됐다.
듬직한 사이드암 투수가 합류해 승리를 향한 다리를 놓고 있다.
고영표는 2차전에서 소형준 다음 투수로 등판해 1.2이닝 1실점, 3차전에서는 세 번째 투수로서 2이닝 1실점했다.
실점은 있었으나 상대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치고 리드를 지켰다.
특히 3차전에서는 상대 최고 타자인 호세 페르난데스를 8회말 1루 땅볼로 잡아 이닝을 종료시켰다.
낯선 중간투수 등판이지만 지난 여름 도쿄 올림픽을 통해 큰 경기는 이미 경험했다.
당시 고영표는 한일 양국 야구팬의 시선이 집중된 한일전에 선발 등판했다.
커맨드에 있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절묘한 컨트롤을 앞세워 타자를 돌려세운다.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모든 곳에 넣을 수 있고 체인지업은 마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어느 상황에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강철 멘탈을 지녔다.
고영표의 불펜진 이동으로 인해 KT는 선발진과 불펜진 대결에서 모두 두산에 앞서 있다.
KS 4차전에서 KT는 배제성, 두산은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한 곽빈이 3일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선다.
4차전에서 KS가 막을 내린다면 배제성에 이어 고영표를 포함한 필승조 투수들이 등판해 승리를 합작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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