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1위 LG가 세운 통곡의 벽 박해민, 성공 기준될 볼넷 감소[SS포커스]

LG 외야수 박해민이 12일 수원 KT전에서 호수비를 펼친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야구는 팀플레이다.
선수 한 명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면 동료 또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팀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를테면 도루에 능한 주자가 1루에 있으면 타석에 선 타자는 투수와 승부가 한결 편하다.
투수가 도루를 신경 쓴 나머지 빠른 공 승부를 벌일 확률이 높고 타자는 선택지를 좁힌 채 빠른 공에만 집중하면 된다.
감독과 코치들이 타선 구성을 두고 머리를 싸매는 이유도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점수를 잘 뽑는 팀은 라인업만 봐도 다양한 득점방정식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지난해 LG는 점수를 잘 뽑는 팀은 아니었다.
2021년 경기당 평균 4.54득점으로 이 부문 8위에 그쳤다.
하지만 실점을 억제하는 능력은 최고였다.
높은 마운드와 단단한 수비로 최소 실점에 따른 승리 공식을 펼친다.
경기당 평균 3.90실점으로 이 부문 최소 1위였다.
팀 평균자책점 3.57로 이 부문도 1위, 야수진 수비 지표인 DER(인플레이 타구 범타 유도율) 또한 0.701로 1위다.
쉽게 말해 투수들은 잘 던졌고 야수들은 잘 잡았다.

올해는 장점 극대화를 바라본다.
최고 수비팀이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을 영입해 외야진에 통곡의 벽을 쌓았다.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서건창, 그리고 박해민까지 국가대표 경력자들이 센터라인을 책임진다.
실제로 지난 12일 KT와 시범경기에서 셋은 나란히 호수비를 펼치며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반면 KT는 외야진에서 콜미스가 나와 LG에 장타를 허용했고 이는 고스란히 실점으로 이어졌다.
수비 차이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

아직은 예고편일 뿐이다.
뛰어난 수비는 팀볼넷이 줄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LG 투수진은 12일 경기에서 볼넷 2개를 범했다.
더 많은 볼넷을 범했다면 호수비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해 LG는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했으나 최소 볼넷 팀은 아니었다.
팀볼넷 545개로 최소 3위였다.
1위 KT의 489개보다 56개가 많았다.
투수가 적극적으로 인플레이 타구를 유도하고 야수들이 이를 아웃카운트로 바꿀 때 진정한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지금까지 전망은 밝다.
이따금씩 제구 기복에 시달렸던 신예 투수들이 꾸준히 스트라이크를 던진다.
선발투수 이민호는 지난 8일 삼성전에서 단 하나의 볼넷도 범하지 않으며 2이닝 무실점했다.
이민호 다음으로 던진 투수 7명은 단 하나의 볼넷만 범했다.
12일 KT전에서 선발투수 손주영이 3이닝 1볼넷, 손주영 다음으로 등판한 임준형도 3이닝 1볼넷을 기록했다.
신예 투수들이 흔히 겪는 볼넷으로 시작된 자멸을 최소화할 가능성을 비추고 있다.
손주영은 지난해 경기들을 돌아보며 “투구 패턴이 너무 단조로웠고 어처구니없게 볼넷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타자가 칠 수 있게 던진다는 느낌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LG 좌투수 손주영이 12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스트라이크존 수정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른바 꽉찬 공이 꾸준히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 투수들은 보다 자신있게 다음 공을 던진다.
이날 손주영은 1회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강백호에게 던진 바깥쪽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상승곡선을 그렸다.
손주영은 “확실히 체감이 된다.
이전보다 존이 넓어졌다.
투수 입장에서는 참 좋다”고 미소지었다.
지난해 손주영은 9이닝당 볼넷 6.75개를 범했다.
역설적이지만 잘 맞는 투수가 뛰어난 투수다.
구위가 뛰어날수록 그렇다.
타자의 배트를 이겨낼 수 있는 구위라면 신속하게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게 승리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LG 신예 투수들의 볼넷수가 감소할 때 박해민 영입 효과 또한 극대화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야구포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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