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민규기자]“(박)병호 피곤하게 하면 안 되는데(웃음).”
프로야구 KT의 ‘홈런타자’ 박병호(36)가 올해 ‘뛰는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에만 벌써 3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실패도 없다.
박병호는 지난 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시즌 3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벤치에서 도루사인이 나온 것인데 ‘거포’ 박병호에게 작전을 지시한 KT 사령탑의 속내는 뭘까.
이강철 감독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쏠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 전 만나 “(박)병호 피곤하게 하면 안 되는데, 안 뛰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 감독은 “어제 경기에선 어떻게든 한 베이스라도 더 보내려다 보니 도루사인이 나왔다.
사실 올해는 작전보단 쳐서 시작하려고 했는데 라모스도 빠지면서 팀 작전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KT는 ‘투수왕국’이라 불리며 막강한 마운드를 뽐낸 반면 타선의 화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래서 강력한 ‘한방’을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를 영입했다.
그리고 ‘강백호-박병호-헨리 라모스’로 이어지는 막강 중심타선도 구축했다.
하지만 간판타자 강백호에 이어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박병호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상황.
이렇다보니 KT는 한 베이스라도 더 가기 위한 팀 작전이 절실해졌다.
이 감독은 박병호의 체력적인 문제가 신경이 쓰이면서도 팀 승리를 위해선 박병호도 예외로 둘 순 없다는 얘기다.
이 감독은 “벤치에서 작전을 쓰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니깐 승률이 별로 안 좋더라. 사실 병호에게 도루사인은 안 낸다.
나도 욕먹고 병호도 힘든 일”이라며 “병호가 주루센스가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앤드런 정도는 지시한다.
바운드 볼 있으면 박병호가 세이프 될 수 있기 때문에 한 베이스라도 더 보내기 위해 작전을 낸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박병호의 살아나는 ‘거포’ 본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병호는 전날 롯데와의 경기에서 시즌 6호 홈럼으로 1위인 롯데 한동희(7개)에 1개차 2위에 올랐다.
이 감독은 “(병호가)타격에 있어 준비가 좀 빨라졌다는 것은 알고 있다.
세부적인 것을 말할 순 없지만 타격감 살아나는 것은 분명하다”고 기대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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