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 백정현이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후 박진만 감독대행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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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삼성 백정현(35)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시즌 첫 승을 품었다.
기쁠 법도 한데 정작 백정현은 담담했다.
특유의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자신의 승리를 말하지 않았다.
팀을 말했다.
동료들에게,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백정현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2사구 4탈삼진 무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삼성은 4-1로 두산을 잡았다.
29일 만에 8위가 됐다.
백정현의 승리가 가장 돋보인다.
시즌 0승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올 시즌 19경기 만에 따낸 귀중한 1승이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날 전까지 QS 5회를 기록했는데 여기서 2패만 기록했다.
QS 외에 ‘5이닝 이상-2실점’ 경기도 3경기인데 여기서는 3패를 기록했다.
0승에 그칠 성적이 아니다.
타선 지원이 부족했던 경기도 있고, 불펜이 승리를 날린 게임도 있다.
선발투수의 승리는 투수 혼자 만들 수 없다.
동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2022년 백정현이 이쪽에서 아쉬움이 있다.
지난해 14승을 올렸다.
두 번째 경기에서 시즌 1승을 했다.
올해는 9월이 되어서야 첫 승을 따냈다.
경기 후 백정현을 만났다.
가장 먼저 “내 승리보다, 다행스럽게 팀 승리로 연결이 됐다.
그 부분이 더 좋다.
동료들이 마음을 많이 써줬다.
고맙다.
응원해주시는 팬들도 팀이 이기는 것을 보러 오는데 승리로 연결되지 않아서 내가 죄송했다.
내 마음은 괜찮았다.
어떻게 해서든 빨리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맞다.
그 생각만 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개인 승리에 대한 기쁨은 딱히 표현하지 않았다.
사실 1승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선발 등판 다음날 곧바로 불펜에서 공을 던지기도 했고,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불펜에서 쉐도우 피칭을 하며 감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런 노력들이 쌓이면서 승리라는 달콤한 결과로 이어졌다.
정작 백정현은 담담한 모습이다.
 | 삼성 백정현이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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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이 오래 걸린 부분에 대해 “언젠가 (1승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덤덤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우고자 했다.
맞으면 맞는 원인을 찾았다.
투수의 임무는 정확하게 던지는 것인데 오늘도 실투가 나와서 몸에 맞는 공이 2개가 나왔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반성했다.
동시에 불펜을 감쌌다.
“던지고 내려온 후 ‘불펜투수들이 부담을 느끼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을 한다.
‘자기 피칭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본다.
내 승리가 아니라, 팀 승리를 위해 잘 던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14일 수원 KT전에서는 백정현이 6이닝 무실점을 하고 내려갔다.
당시 우천으로 인해 3회초 진행 도중 65분간 경기가 중단됐음에도 백정현은 6회까지 책임졌다.
실점도 없었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호투를 뽐낸 것이다.
그러나 7회 우규민이 올라와 2실점하며 승리가 날아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백정현은 “나보다 (우)규민이 형이 더 힘들었다.
속상하고 그런 것은 없다.
팀이 이기면 좋은 것이다.
지더라도 거기서 또 배울 것이 있다.
규민이 형도 야구 오래했지만, 불펜은 흔들릴 수 있다.
늘 있는 일이다.
내 1승을 못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규민이 형이 늘 미안해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마음 맞추면서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돌이켜 보면, 백정현은 지난 2007년 삼성 입단 후 꾸준히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활약한 선수다.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됐다.
개인보다 팀을 앞세우는 성숙함이 돋보인다.
‘품격’이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잔여 시즌 호투하면 된다.
나아가 백정현과 삼성의 야구는 내년에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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