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행님 뒤에 내가 있다” 환청 들리는 조성환 코치의 이대호 무게감[SS인터뷰]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조성환 1군 수비코치가 은퇴를 앞둔 후배 이대호와의 추억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대전=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기자]“아직도 환청이 들립니다.
‘뒤에 내가 있는 왜 긴장을 하느냐’고 했던 대호의 말이…”

현역 시절 함께 동고동락했던 후배의 은퇴를 바라보는 선배의 마음은 축하와 아쉬움, 기쁨 등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미묘한 감정이 스며든다.
프로야구 한화의 조성환(46) 1군 수비코치가 후배 이대호(40)와의 옛 추억을 회상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이다.

조성환 코치는 누구보다 롯데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지난 1999년 롯데에서 데뷔해 2014년까지 오직 롯데에서만 뛴 롯데맨이다.
이대호 역시 2001년 롯데에 입단해 일본과 미국진출을 빼면 롯데에서 처음과 끝을 했다는 점에서 닮은 꼴 두 사람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이대호의 일본프로야구 진출 전인 2011년까지 함께 뛰었던 파트너였다.

또한 두 사람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의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던 주역들이다.
당시 조성환-이대호-홍성흔-카림 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조대홍갈’은 롯데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대호의 은퇴가 누구보다 남다른 그다.
조 코치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 전 만나 “함께 운동할 때 추억이 너무 많다”며 옛 추억에 잠겼다.

그는 “그중에서도 내가 타석에 들어가기 전 (이)대호가 ‘내가 있는데 왜 이렇게 긴장을 하느냐’라고 했던 말과 음성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것 같다”며 “내가 대기타석에서 타자석에 들어갈 때 ‘행(형)님 긴장하지 마이소’라는 얘기를 아주 많이 들었는데 지금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또한 조 코치는 자신이 홈런을 치거나 했을 때 장난을 걸던 20대의 이대호도 추억하며 활짝 웃었다.
그는 “내가 홈런을 치고 들어갈 때면 (이)대호가 ‘나는 뭘 하라고 주자들 다 없애고 들어왔느냐’며 장난을 친 기억도 난다(웃음)”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이대호의 이름값에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 일부러 강하게 키웠다고 털어놨다.
롯데에서 강한 카리스마로 후배들을 이끌었던 주장이었던 그는 따뜻한 격려보다는 팀의 중심인 이대호가 흔들리지 않도록 일부러 더 엄하게 가르쳤다고 했다.
조 코치는 “대호도 분명히 힘들 때가 있었다.
그때 선배들이 대호를 달래주기보다는 팀의 중심으로 흔들리지 않았으며 하는 생각에 더 강하게 대했다”며 “‘이대호란 이름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네가 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 그 이름값이 낮아진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소회했다.
이어 “고맙게도 이대호란 이름에 걸맞은 선수생활을 하고 지금 마무리를 하고 있다.
아주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 전 만난 이대호는 “(조)성환 형님과 (홍)성흔이 형님이 항상 나를 강하게 키웠다고 하는데 나는 원래 강했다.
(웃음) 내게 뭐라고 해주는 선배를 더 좋아했다”며 “앞에 성환 형님이 있고 뒤에 성흔이 형님이 있을 때 내가 야구를 편하게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끝으로 조 코치는 “대호는 롯데의 고유명사다.
나도 롯데를 사랑하지만 대호는 정말 롯데를 사랑하는 친구다.
선수 시절 롯데의 이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부산에서 카퍼레이드도 하고 싶고 그런 꿈이 있었는데 못 해본 게 아쉬울 것 같다”며 “현재도 잘하고 있는데 은퇴를 결정한 것을 보고 ‘이대호 답다’고 생각했다.
후배들한테 더 떳떳한 마무리를 하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거듭 강조했다.

kmg@sportsseoul.com

“행님 뒤에 내가 있다” 환청 들리는 조성환 코치의 이대호 무게감[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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