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여자야구 붐 일으키겠다.
”
양상문(61)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본지가 8일 ‘前롯데·LG감독’ 양상문 해설위원,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으로 단독 보도했다.
양 해설위원은 2014년 프로야구 LG트윈스 감독을 맡으며 여자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최근엔 ‘여자야구 간담회’와 ‘여자야구 클리닉’에 참석해 선수들과 교감하고 있다.
꾸준히 여자야구에 관심을 가지고 여자야구 활성화에 힘을 보탠 이가 양상문 위원이다.
부산고-고려대를 졸업한 양 해설위원은 1985년 1차 지명 3순위로 롯데에 입단해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다.
1993년 은퇴한 뒤, 1994년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에 롯데 11대 사령탑으로 취임해 당시 이대호(은퇴), 강민호(삼성), 장원준(두산) 등 미완의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해 스타 선수로 성장시켰다.
2005년 롯데를 떠나 해설자, LG 코치로 일하던 양 해설위원은 2009년 롯데 2군 감독으로 부임했고, 2010년에는 롯데 1군 투수 코치로 활약했다.
2014년 5월 LG 사령탑에 오른 뒤 2017시즌 종료 뒤 감독에서 물러나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롯데 감독으로 돌아왔으나 같은해 7월 중도 사임했다.
양 해설위원은 국가대표팀 경력도 풍부하다.
2006년, 2009년, 2013년 남자 야구 국가대표 코치를 맡아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냈으며, 올해부터는 국가대표팀 기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하 양상문 신임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일문일답.
-프로야구 감독 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갖고도 저변이 약한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까닭은?
바로 그것 때문에 수락했다(웃음). 시즌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여자야구 선수들을 맡아서 훈련을 하고 싶었다.
작년부터 이야기가 오고갔다.
그러다가 최근 WBAK에서 주최한 ‘여자야구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각 팀 감독·주장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확실히 굳혔다.
선수들이 너무나 열정이 많다.
누군가는 여자야구를 붐을 일으켜봐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했다.
하고자 하는 열정이 너무나 큰 선수들이지만 지원이 너무나 부족하다.
오랜기간 국가대표팀을 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라도 한번 대표팀을 이끌고 좋은 성과를 내 야구팬들께 여자야구를 한번 더 알리고 싶었다.
-코칭스태프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여자야구를 더 많은 팬들께 알리려면 코칭스태프도 이름값 있는 유능한 사람들에게 부탁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열린 ‘여자야구 클리닉’에서 선수들의 어떤 점을 주의깊게 봤나?
여자선수들의 잠재력이 너무 좋더라. 기술적인 훈련을 그동안 직접적, 지속적으로 받지를 못해서 그렇지, 하나를 가르쳐 주면 받아들이는게 정말 빠르다.
야구는 매일 훈련해도 기량이 느는데 한계가 있는데, 이 선수들은 이틀만에 빨리 늘더라. 선수들이 각자의 사회인 야구팀에서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긴 하지만, 단체로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훈련을 하는게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일관성·연속성 있는 지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여자야구 선수들의 장단점은 무엇이라 봤나?
확실히 세대교체가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또 모든 선수들이 야구를 너무 즐겁고 열정적으로 하더라. 인상깊었다.
부족한 점은 아무래도 훈련량이다.
-다가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어떤 유형의 선수를 뽑고 싶나?
전임 감독이 올해 국가대표 선발에서 세대교체 쪽에 중점을 뒀더라. 꼭 세대 교체를 위해 젊은 선수만을 뽑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미래이니 눈여겨 볼 것이다.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에 뽑힌 경력과 관계없이 원점에서 경쟁이 시작되는가?
당연하다.
원점에서 경쟁이 시작된다.
여자야구 선수들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지난 ‘여자야구 클리닉’에서 이틀간 많이 파악했다.
-여자야구 에이스 김라경(22·서울대)이 인대 부상으로 내년 국제대회에서 뛰지 못한다.
아쉽지는 않은가?
(김)라경이는 어릴 때부터 내가 많이 봐온 친구다.
폼도 많이 봐주고 인연이 있다.
이번 3월에 열리는 아시안컵은 어렵지만 우리가 3위 안에 들어 가을에 세계대회 나가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라경이는 그때 자기 몫을 하면 된다.
-2019년 롯데 자이언츠 감독직을 사임한 뒤로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동안 무엇을 느끼고 배웠나?
최근 야구 트렌드가 많이 바뀌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프트가 그 예다.
그런 부분들을 당장 여자야구까지 접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선수들에게 차차 그런 것을 접목시킨 훈련을 한다면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양상문호’의 목표는?
오는 3월에 세계여자야구대회 예선전 격인 아시안컵이 있다.
3위 안에 들어 세계대회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연맹과 협의를 나눠서 상비군 제도까지 만들어서 저변을 넓히겠다.
야구를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데도 사정상 야구를 못하는 분들께 기회를 더 주고 싶다.
아직 준비과정이 많이 미흡하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서 3위를 해 세계대회 티켓을 얻는다면 그 사이에 훈련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늘어난다.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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