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축제는 끝났다.
올해 통합우승을 거둔 SSG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단장 교체는 하나의 상징적인 그림일 뿐이다.
구단 운영과 관련한 각종 잡음이 번지고 있다.
야구단, 심지어 모그룹인 신세계와도 관련 없는 한 외부인사가 정용진 구단주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직·간접적 개입을 이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지어 신임단장으로 김성용 R&D 센터장을 선임하면서 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성용 센터장은 후임 단장으로 내정설이 돌았던 인물이다.
SSG는 뒤늦게 입장을 발표했다.
14일 민경삼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의견 수렴을 거쳐 미래를 위한 적임자를 선임했다”면서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선 실세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거론되는 분 또한 자문해주는 한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자문을 담당했을까. SSG는 SK를 인수할 당시 전문성을 위해 대부분의 인력을 고용 승계했다.
SSG는 해당 인물에 대해 “야구 쪽 인맥이 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정용진 구단주의 행보다.
입을 굳게 다물었다.
평소 ‘소통’을 앞세우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다.
오히려 귀를 닫는 데 급급한 듯하다.
SNS를 통해 팬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는 한편 댓글 창을 막기도 했다.
급기야는 15일 ‘여기는 개인적인 공간’이라며 ‘소통이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원치 않는 이야기는 듣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충분하다.
착각은 누가하고 있는 것일까. 정용진 구단주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용진이형’이라 불렸다.
팬들과의 거리감을 좁혀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도발하거나 키움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을 언급하는 등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그럼에도 소통이라는 큰 틀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용진 구단주는 가장 중요한, 그것도 자신과 관련된 이슈 앞에서 스스로 막을 쳤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마트 노조는 정용진 구단주(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소통 리더십에 대해 보도자료를 냈다.
잘 나갈 때만 앞장서는 것이 과연 소통일까 싶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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