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제대로 타이밍이 맞을 뻔했는데 오히려 ‘하필 지금’이 됐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2023시즌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힘찬 출발이 되어야 하는데 걱정만 태산이다.
그래도 리그는 계속된다.
13일 오후 2시 전국 5개 구장에서 2023년 KBO리그 시범경기가 열렸다.
사직 두산-롯데전, 대구 SSG-삼성전, 창원 LG-NC전, 고척 KT-키움전, 대전 KIA-한화전까지 5경기다.
시범경기는 기본적으로 오후 1시 시작이지만,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 시간과 중복되면서 오후 2시로 조정됐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10개 구단이 정규리그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리허설. 주전들이 마지막으로 감각을 끌어올리고, 젊은 선수들과 백업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며 1군 무대를 노릴 시기다.
나아가 2023시즌을 앞두고 희망에 부풀어 있을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외부 요인에 휘청이게 됐다.
WBC 때문이다.
대표팀이 졸전을 거듭하면서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호주에 7-8로 패했고, 일본을 만나서는 4-13의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1차전 호주전 패배로 8강이 희미해졌고, 일본전에서 지면서 기적을 바라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과 SSG의 경기에서 8회말 삼성 김태훈의 2타점 결승 적시타 때 홈을 밟은 이재현(더그아웃 앞 왼쪽)과 김현준(더그아웃 앞 오른쪽)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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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에서 체코를 잡기는 했으나, 13일 호주가 체코를 제압하면서 탈락이 확정됐다.
2013년과 2017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다.
2006년 대회 4강, 2009년 대회 준우승에 올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도 있다.
2015 WBSC 프리미어12 우승도 차지했다.
세계적인 야구 강국이라 했지만, 현실은 바닥이다.
하필 탈락이 확정된 13일 시범경기가 개막했다.
그야말로 최악의 분위기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분노한 팬들은 “우물 안 개구리다.
야구 볼 마음이 들지 않는다”며 분노하고 있다.
물론 이날 주중 낮 경기임에도 적지 않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기는 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8강을 넘어 4강을 목표로 했던 이강철호다.
대표팀 선수들도 일찌감치 몸을 만들기 시작했고, 대표팀 캠프도 미국에서 차렸다.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다.
특히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비행기 고장으로 제때 움직이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고, 이는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나왔다.
대표팀은 14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돌아오면 각자 소속팀으로 흩어지고, 시범경기에 임하게 된다.
어차피 몸은 다 만들었다.
살짝 추스르는 시간 정도만 있으면 경기 출전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일부 선수들의 경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문제는 팬들이 이 선수들을 오롯이 환영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WBC를 야구인기 부활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했다.
과거부터 대표팀 성적은 리그의 인기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똑같은 루트를 밟고자 했다.
그러나 첫 스텝부터 크게 꼬였다.
대표팀 성적은 리그 인기 하락으로도 이어진다.
최근 도쿄 올림픽 때도 그랬다.
대회 자체는 2021년이었지만, 2022시즌 관중은 600만명을 겨우 넘겼다.
9구단 체제였던 2014년(약 651만명)보다 적은 수치다.
코로나 여파도 있기는 했으나, ‘야구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위기론이 거듭 나왔다.
이번 시즌도 불안하게 출발한다.
절호의 기회였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어쨌든 WBC는 마감이다.
그러나 야구는 계속된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KBO리그는 이제 시작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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