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뉴시스/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5회말 22:2 콜드게임으로 중국에 승리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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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운 스타’를 키워낼 수 있을까.
지난 1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한국 대표팀 명단이 공개됐을 때다.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몇몇 해외 매체는 1988년생 동갑내기 김광현(SSG)과 양현종(이상 35·KIA)에게 주목했다.
특히 재일 교포 3세이자 일본에서 스포츠라이터로 활동 중인 김명욱씨는 ‘야후재팬’에 기고한 칼럼이 날카롭다.
“둘의 이름을 보고 ‘또 있네’라고 생각한 일본 야구팬이 많을지 모르겠다”면서 “한국에선 아저씨 같은 존재지만 여론은 호의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더딘 세대교체를 꼬집는 대목이었다.
두 좌완 투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상징과도 같다.
김광현의 경우 무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9년 WBC,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2019년 프리미어12 등 숱한 무대에 올랐다.
양현종 역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국가대표 단골손님으로 활약했다.
이강철 감독은 “고참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중요할 때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일본
자존심이 상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익숙한 얼굴은 있다.
한국 팬들이 ‘언제 적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냐’고 맞받아친 이유다.
하지만 일본 마운드는 전반적으로 두꺼운 뎁스를 자랑한다.
선발과 불펜을 막론하고 150㎞대 강속구를 꽂아 넣는 이들이 널렸다.
WBC 1라운드서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가 161㎞,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가 155㎞를 기록했다.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는 164㎞까지 찍었다.
한국에도 강속구를 가진 투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서도 150㎞대 직구를 뿌리는 이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155㎞를 던진 이의리(21·KIA)를 포함해 153㎞ 곽빈(24·두산), 150㎞ 박세웅(28·롯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완성도 측면에서 한참 부족하다.
경험이 적은 탓인지 자꾸만 영점이 흔들렸다.
일례로 이의리는 10일 일본전서 4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3개의 볼넷을 내줬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빠른 공도 의미가 없다.
 | 사진=뉴시스/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7회말 교체투수 구창모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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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 없이는 미래도 없다
한국에게 이번 WBC는 악몽이었다.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쓰디쓴 잔을 마셨다.
패인 중 하나는 단연 마운드였다.
버텨내질 못했다.
4경기를 치르는 동안 26실점했다.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일본에게 13점을 헌납했다.
자칫 콜드게임 패를 당할 뻔했다.
영봉승은 한 차례도 없었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분류됐던 체코, 중국에게도 각각 3실점, 2실점했다.
집단 난조 속에 한 투수가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독특한 규정이 맞물려 혼돈 그 자체였다.
단기전, 특히 국제경기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탄탄한 투수진이 기본이다.
한국 야구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하락세를 그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잠재력을 갖춘 영건들은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다.
일본 야구 평론가인 사토자키 도모야는 TV 아사히에 출전해 “KBO리그는 에이스는커녕 자국 투수를 키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변화 없이 이런 식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한국 야구의 미래를 달라질 수 없다.
일본 도쿄=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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