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현수. 사진=뉴시스 |
아쉽다.
이강철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을 마무리했다.
2승2패로 B조 3위를 기록, 2위 안에 들지 못해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주장 김현수(35·LG)는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대회를 돌아보며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이야기했다.
부담감, 긴장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기대 이하의 결과에 고개를 숙였다.
선수들은 모두 최선을 다했다며 감쌌다.
후배들을 향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한 마디를 더 보탰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감사함을 전한 뒤 “팬분들보다는…”이라며 잠시 말을 아꼈다.
김현수는 “대표팀에 많이 나오셨던 선배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아닌 분들이 무척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이 아쉽다.
우리와 같은 야구인이라 생각했기에 더 아쉽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대표팀을 향해 쓴소리를 한 일부 선배들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었다.
이번 대표팀은 단순히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플레이가 몇 차례 나왔고, 객관적인 경기력도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단적인 예로 투수진의 경우 컨디션 관리 실패, 제구 난조를 겪는 선수가 많았다.
믿고 쓸 수 있는 자원이 한정돼 투수별 이닝 수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나아가 코칭스태프의 경기 운영, 작전 등에서도 번번이 한계점을 노출했다.
국제무대는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더 두드러졌다.
선배들 역시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야구인으로서 충분히 할만한 이야기였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거나 간절함이 부족했다는 내용은 아니었다.
물론 과격한 표현을 쓴 사례도 있었다.
힘겹게 대회를 준비하고 치러온 선수 입장에서 섭섭한 감정을 느낄 순 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저격하듯 언급할 필요는 없었다.
또한 대표팀에서 자주 뛰었던 선배와 아닌 선배를 나눠 지적한 것 역시 경솔했다.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에서의 현주소를 뼈저리게 체감했다.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당장은 아프지만,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자양분으로 삼을 줄 알아야 발전할 수 있다.
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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