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숀 앤더슨(29·KIA)이 2전3기 끝에 웃었다.
프로야구 KIA가 올 시즌 내세운 1선발은 새롭게 한국 땅을 밟은 앤더슨이다.
지난 시즌을 함께했던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와 모두 작별한 KIA는 지난해 11월, 1년 차 외인 선수 영입 한도인 100만 달러 계약을 안기며 앤더슨을 데려왔다
2019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후,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앤더슨은 150㎞/h를 맴도는 패스트볼에 주무기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는 전형적인 정통파 우완이다.
좌완 일색이던 KIA 선발진에 다채로움을 불어넣어 주길 바라는 구단의 기대가 담긴 영입이었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 받아 KIA의 새 시즌 문을 활짝 연 앤더슨은 기대감에 부응하는 피칭을 연신 선보였다.
지난 1일 문학 SSG전에서는 6.2이닝 3실점, 지난 7일 광주 두산전에서는 7.1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2연속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에 빛나는 호투였다.
다만 유일한 오점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 경기 연속 득점 지원이 1점에 머물러 연속 패전의 아픔을 안았다.
그의 이름 앞 글자를 따 ‘앤크라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 이유였다.
3번의 넘어짐은 없었다.
앤더슨은 12일 광주 한화전에서 무실점 피칭으로 QS를 만들며 포효했다.
마치 ‘이래도 승리 투수가 안되나’라고 되묻는 듯한 무력시위였다.
7이닝 동안 93구를 뿌려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 149㎞/h를 찍은 패스트볼(41구)과 140㎞/h까지 찍힌 슬라이더(38구) 위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커브 10개와 체인지업 4개가 곁들여졌다.
선발 매치업을 가진 문동주와의 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문동주가 1회말 첫 이닝부터 한국 투수 최고 구속 160.1㎞/h를 찍으면서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앤더슨은 개의치 않고 자기 공을 뿌렸다.
구속이 다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한 경기 운영이었다.
1회와 3회를 제외하면 실점 위기는 없었다.
KIA 타선은 2회말 문동주가 볼넷으로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공략했고 이우성의 결승 2타점 2루타로 앤더슨의 승리를 챙겨줬다.
9회초 한화의 마지막 공격이 무득점으로 끝난 순간, 앤더슨은 활짝 웃었다.
이날 만큼은 ‘앤크라이’가 아닌 ‘앤스마일’ 엔딩이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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