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T 이강철 감독(왼쪽)이 박경수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KT위즈 제공 |
프로야구 KT가 펼치는 마법에 모두가 현혹되고 있다.
KBO리그의 2023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간다.
현시점 가장 뜨거운 팀은 단연 KT다.
5월 한때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아찔한 추락을 맛봤던 KT의 현 순위는 무려 2위다.
4월과 5월 승패 적자만 기록하다가 여름이 찾아오던 6월부터 기세가 폭등했다.
6월 15승(8패), 7월 13승(6패), 8월 18승(4패)을 수확해 엄청난 속도로 순위표를 등반했다.
30일 현재 1위 LG와의 격차는 4.5경기다.
한때 2위권과 8경기 차까지 벌어졌을 때만 해도 LG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이 높아 보였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KT의 사정권에 LG가 들어왔다.
쫓기는 LG의 마음이 조급해질 정도다.
마법의 중심에 서 있는 KT 이강철 감독도 놀랍긴 마찬가지다.
사령탑은 “시즌 전 예상도 그렇고 다들 (우리 팀이) 올라온다고 하지 않았나”며 너스레를 떨다가도 “저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승패마진이 ‘-14’였는데 지금 벌써 ‘+15’가 됐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렇다고 해서 제자들의 반등 가능성을 아예 저평가한 건 아니었다.
이 감독은 “사실 10위하고 있을 때도, ‘우리가 이 정도는 아니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최하위긴 해도 중위권과 격차가 컸던 게 아니다.
여기서 더 떨어지지만 않으면 해볼 만하겠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사령탑이 뽑은 팀의 변곡점은 외국인 투수 교체였다.
지난 6월9일 부진하던 보 슐서와 이별하고 익숙한 얼굴인 윌리엄 쿠에바스를 데려왔다.
그는 6월17일 수원 삼성전 첫 등판(4⅔이닝 3실점)을 시작으로 12경기 8승 무패 평균자책점 2.63(75⅓이닝 22자책점)을 남기며 커리어하이급 경기력을 선보인다.
사실상 KT의 에이스나 다름없다.
이 감독은 “선수들도 초반 안 풀릴 때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런데 쿠에바스 오면서 ‘어, 되네?’라는 식으로 바뀌었다"며 “초반에 안 풀린 만큼 반대로 잘 풀리기 시작했다.
회복 탄력성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모두를 홀리는 마법 속에 막판 선두 경쟁도 ‘꿀잼’을 예고했다.
이 감독은 "재밌을 것 같다"며 간접적으로 1위 욕심을 내비쳤다.
그는 “당사자들은 피 말리겠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 판도가 팬들 입장에선 정말 재밌어질 것”이라 말했다.
변수가 하나 있다.
이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중요하다.
그거 때문에 우리도 벌 수 있을 때 많이 쌓아놓자고 했던 것”이라며 핵심을 짚었다.
KT는 리그 홀드왕을 달리는 박영현과 재정비 시간을 갖는 강백호가 대표팀에 차출된다.
타 팀들도 각각 핵심 자원들 없이 가장 중요한 순위 경쟁에 나서야 한다.
그 공백을 어떻게 채울지가 핵심 포인트다.
모두의 관심이 쏠릴 LG와 KT의 맞대결은 딱 6번 남았다.
두 팀은 앞선 10번의 만남에서 5대5로 팽팽했다.
남은 시리즈의 승자가 사실상 정규시즌 패권을 쥘 확률이 높다.
둘은 바로 다음 주, 9월5일부터 7일 수원에서 맞닥뜨린다.
이강철 감독은 “이번 주 잘 해내고 다음 주로 가면 재밌겠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수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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