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헤드 플레이 박세혁, 감독이 안 혼낸 이유 있었네[KS2]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이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5회말 포수 박세혁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최민우 기자] “박세혁이 가장 체력적으로 힘들다.
”
야수들은 글러브 하나만 들고 그라운드에 나서지만, 포수는 매 경기 3㎏에 육박하는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다.
포지션마다 고충은 있겠지만, 포수는 무거운 짐을 들쳐 매고 쪼그려 앉아 공을 받기 때문에 더 체력 소모가 심하다.
포수 출신인 두산 김태형 감독은 누구보다 고충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박세혁의 본헤드 플레이도 애정으로 감쌌다.

KT 3루수 황재균이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프로야구 KT위즈와 두산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9회초 1사 6번 박세혁의 평범한 플라이타구를 놓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박세혁은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한국시리즈(KS) 1차전 9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클로저 김재윤의 공을 받아쳤는데, 내야를 벗어나지 못한 채 떠올랐다.
3루수 황재균이 뜬공을 처리하러 갔지만, 순간적으로 타구를 놓쳐 아웃 카운트를 올리지 못했다.

두산 박세혁. 연합뉴스

그러나 박세혁은 그 장면을 보지 못했고, 1루로 뛰지 않은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그 사이 유격수 심우준이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 아웃 처리했다.
이후 허경민과 강승호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쫓아간 걸 감안하면 아쉬운 주루 플레이다.

두산 포수 박세혁이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프로야구 KT위즈와 두산베어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 1회말 타구에 맞은 후 트레이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평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은 플레이를 하면 불같이 화를 냈던 김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포수의 고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박세혁을 따뜻한 말로 위로했다.
김 감독은 15일 KS 2차전을 앞두고 선수들 체력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감독이 선수들 신경 쓸 수 없다.
본인들이 관리를 해야 한다.
자기들이 잘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어떡하냐”며 유머를 가미해 딱 잘라 말했지만, “포수가 가장 힘들다.
어제 경기에서도 평소 같으면 ‘진실의 방’으로 불렀을 거다.
그러나 본인도 빗맞았고 뻔한 타구였으니 그런 플레이를 한 것 같다.
그래도 지금까지 너무 잘해왔다.
사소한 거 하나 때문에 (모든 게) 잘못됐다고 하는 건 아니다”며 박세혁을 콕 집어 언급하며 감쌌다.

두산 포수 박세혁이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2차전 1회말 KT 장성우의 파울팁 타구에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실제로 박세혁은 포스트시즌(PS) 전 경기 출장 중이다.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WC) 2경기, LG와 준플레이오프(PO) 3경기, 삼성과 PO 2경기, KT와 KS 1차전까지 도합 8경기를 치렀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PS의 특성상, 박세혁의 피로도도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
2차전에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장성우가 친 파울 타구가 박세혁의 얼굴에 날아들었다.
마스크가 벗겨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박세혁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트레이너가 곧바로 달려가 상태를 확인했고, 다시 공을 받았다.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타자를 내야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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