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영하'의 재림 4이닝을 던질 거라고 생각은…[준PO3 스타]

두산 투수 이영하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3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LG 문성주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치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두산 이영하(24)가 두산에 대구행 티켓을 안겼다.
이영하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에 2회 등판해 4이닝 동안 2안타 4사사구를 내줬지만 삼진 4개를 솎아내는 등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 막았다.
선발 김민규가 1이닝만에 강판돼 위기를 맞았지만, 조기 투입된 이영하가 급한 불을 껐다.
단기전은 초반 기싸움이 중요한데, 이영하가 LG 타선을 잠재우며 팀에 힘을 실었다.
두산은 LG에 10-3 승리를 거뒀고, 마운드에 한줄기 빛이 된 이영하는 준PO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경기를 마친 뒤 이영하는 “조기 등판 상황이 어렵지 않았다.
미리 듣고 준비하고 있었다.
힘든 점은 없었다.
생각보다 긴 이닝을 소화했다.
4이닝을 던질지 사실 몰랐다.
3이닝정도 생각했는데, 던지다보니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줬다.
압박감에서 벗어나 편하게 경기했다.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타선이 점수를 많이 내줘서 심적으로 편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영하의 호투 뒤에는 정수빈의 호수비도 있었다.
정수빈은 2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구본혁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마운드를 지원사격 했다.
잡기 쉬운 타구가 아니었다.
야수가 전혀 없는, 중견수와 우익수가 달려와도 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공이 날아갔다.
이영하 역시 안타라고 체념했다.
그러나 정수빈이 야수처럼 달려 들어 타구를 건져 올렸다.

이영하는 “뒤돌아 봤을 때 분명히 아무도 없었다.
속으로 ‘안타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수빈이 아웃을 잡아줬다.
순간적으로 멍했다.
기분이 너무 좋더라. 그런 수비가 나올 때마다 투수는 이닝을 빨리 끝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환상적인 수비를 펼친 정수빈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산 이영하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5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LG 김민성을 향해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실 올해 이영하는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애를 먹었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지만, 사령탑에 믿음을 주지 못했다.
올해 11차례 선발로 나섰는데, 1승 5패 평균자책점 9.80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불펜 전환 후 다른 투수가 됐다.
24경기에서 4승 1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0을 기록하며 사령탑이 ‘믿고 쓸 수 있는 카드’로 거듭났다.
팀에 도움이 못됐다는 죄책감도 어느정도 덜어낸 이영하다.

그는 “반등의 계기가 필요했다.
그게 불펜 전환이었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
지금도 계속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잘해야 한다”며 팀을 위한 희생을 다짐했다.

두산 투수 이영하가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시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데일리 MVP를 수상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두산표 ‘믿을맨’으로 자리잡은 이영하의 시선은 이제 대구로 향한다.

그는 삼성과 맞붙을 PO를 떠올리며 “타선이 경기 초반 점수를 내주면 어린 선발들도 여유가 생긴다.
불펜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투수들이 버텨주면 우리 타선도 한 방이 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삼성에 오재일도 있는데, 더 세게 던지고 말고 할 것도 없다.
집중해서 경기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다시 한번 더 미라클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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