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IA 유격수 박찬호가 까다로운 바운드를 처리하려 애쓰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야구는 심리전이다.
서로의 호흡을 빼앗는 타이밍 싸움이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나, 선두와 공동 9위가 10경기 차로 벌어졌다.
2할대 승률이 세 팀이나 된다는 건 KBO리그 흥행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올해는 스트라이크존(S존) 정상화로 투고타저 현상이 도드라질 것으로 관측됐다.
시즌 68경기를 치른 18일 현재 리그 팀 평균자책점은 3.28이다.
지난해 66경기를 소화한 시점의 팀 평균자책점이 4.34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1점 이상 줄었다.
팀 타율로 시선을 옮기면 지난해 0.253에서 올해 0.239로 감소했다.
S존 정상화 효과가 증명되는 것처럼 보인다.
완연한 투고타저 현상이 시즌 초반 도드라진 원인은 또 있다.
각 팀 주축 타자들이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에 걸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탓이다.
화력이 뒷받침돼야 힘을 낼 수 있는 팀일수록 이 여파는 컸다.
KT처럼 중심 타자가 부상 등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도 팀 간 전력 불균형을 끌고왔다.
이래저래 어수선한 시즌이다.
한편으로는 이럴 때 투수들이 자신감을 크게 회복할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몇 가지 불안요소가 투수들의 멘탈을 흔들고 있다.
쏟아지는 실책과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볼 판정이다.
투수의 멘탈이 흔들리는 순간, 경기는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시즌 최다 실책 불명예를 쓴 KIA는 13경기 중 단 두 경기만 무실책으로 마쳤다.
실책을 하면 어김없이 실점으로 연결된다.
‘대투수’ 양현종조차 실책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해 세 차례 등판을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완수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구위나 경기운영 능력은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지만, 야수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승리를 따낼 수 없는 게 투수다.
그래서 아홉 명의 플레이어 중 가장 외로운 자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빅리그 90승을 따낸 SSG 이반 노바는 볼 판정 하나로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바깥쪽 낮은 코스가 볼 판정을 받으면, 싱커를 즐겨 던지는 노바에게는 운신의 폭이 사라진다.
게임 플랜을 경기 도중 수정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마운드 위에서 혼자 생각이 많아지는 게 보일 정도로 흔들렸다.
생애 첫 완봉승을 눈앞에서 날린 롯데 찰리 반즈도 마찬가지. 마운드 위에서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반즈는 스트라이크로 생각했던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 야생마처럼 돌변한다.
멘탈이 흔들린 투수는 투구 자체에 집중할 수 없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쓸데없이 힘이 들어간다.
몸이 경직되면 밸런스가 무너지고, 무너진 밸런스로 던지는 공은 어디로 날아갈지 모른다.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애매한 판정까지 나오면 자멸할 가능성이 높다.
투고타저 안정화를 원한다면, 투수의 멘탈을 흔들 ‘돌발변수’를 줄여야 한다.
베테랑 타자들은 5월이면 자기 페이스를 찾기 마련이다.
zzang@sportsseoul.com
| <해당뉴스는 뽐뿌시스템이 해당게시판에 맞다고 판단하여 복사등록 하였습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서울(www.sportsseoul.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