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마음은 여느 때처럼 잔잔했다.
프로야구 삼성 좌완 선발투수 백정현(35)이 지난 3일 뒤늦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잠실 두산전서 6이닝 2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4-1 낙승을 이끌었다.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올해 19번째 도전 만에 1승을 챙겼다.
지난해 10월 23일 KT전(6⅔이닝 무실점) 이후 315일 만의 승리다.
시즌 12연패이자 지난해 10월 29일 NC전(7⅓이닝 3실점)부터 이어진 13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백정현은 “내 선발승보다는 팀이 승리해 더 다행이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1승이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언젠가 할 것이란 생각으로 덤덤히 준비했다”며 “투수는 공을 정확히 던져야 한다.
(부진의) 원인을 찾고 부족한 점을 채우려 했다”고 밝혔다.
연패 기간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백정현은 “사실 나는 괜찮았다.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나 동료들이 더 마음 써주셨다”며 “팬분들은 이기는 경기를 보기 위해 와주시는데 승리로 연결하지 못해 죄송했다.
하루빨리 팀 승리를 돕고자 거기에만 계속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지난해 총 27경기 157⅔이닝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년 만의 추락에도 흔들리지 않으려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작년보다 올해 느낌이 더 좋았다.
야구라는 게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다고 꼭 결과가 잘 나오는 것은 아닌 듯하다”며 “전력분석팀에서 많은 도움을 얻는 등 하나씩 만들어나가는 데 집중했다.
마음고생 한다고 성적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니 평소처럼 훈련에만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패 탈출 기회가 있었지만 불펜진의 방화로 승리가 날아갔다.
백정현은 “내 뒤에 올라가는 불펜 투수들이 부담 느낄까 봐 ‘자기 투구를 했으면’, ‘내가 아닌 팀 승리를 위해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켜보곤 했다”며 “(실점한 뒤에는) 나보다 해당 투수들이 더 속상했을 것이다.
이기면 좋지만 지면 지는 대로 또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3일 두산전 종료 후 내야수 이원석이 백정현에게 시즌 첫 승 기념구를 전했다.
백정현은 “공 안 챙겨도 된다고 했는데 형이 챙겨줬다.
일단 잘 보관해놨다”고 웃으며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이원석(왼쪽)과 백정현.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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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야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