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만 주세요.’
프로야구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29)은 정규시즌서 ‘반신반의’였다.
팀 합류 전부터 한국어를 공부하는 열정은 합격점 그 이상이었다.
대신 첫 등판 이후 걱정거리를 만들었다.
1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대신해 지난 6월 팀에 합류했는데 한 경기 등판 후 바로 퓨처스리그로 향했다.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다.
KBO리그서 충분히 통할 공을 가지고 있어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답답하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벤자민이 적응 속도를 높였다.
그래도 부족했다.
쿠에바스와 똑같은 기대치는 아니어도 외국인 선수에게 걸린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와 소형준, 엄상백과 배제성 등 토종 마운드가 오히려 외국인 선수의 역할을 대체할 정도였다.
벤자민은 두 경기를 잘 던진 다음 경기에서 무너지는 일을 반복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지양하는 볼 배합을 고수한 탓에 더그아웃서 꾸지람을 듣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17일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 2차전. 벤자민이 선발 등판해 일을 냈다.
7이닝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100개였다.
3회까지 키움 타선을 노히트로 막았고, 실점 위기에 몰릴 때마다 왼손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탈삼진을 솎아냈다.
KT는 벤자민의 호투 덕에 키움을 2-0으로 눌렀다.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추고 홈구장 수원KT위즈파크로 향한다.
벤자민이 KT의 새로운 만능키가 되고 있다.
정규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벤자민은 지난 13일 KIA와 와일드카드전서 구원 등판했다.
갑작스러운 보직 전환에 낯설어하는 외인 성향을 고려해 이 감독이 고민하고 있었는데 벤자민이 희생을 자처했다.
벤자민은 가장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랐고,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준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시리즈 MVP는 외야수 배정대가 수상했지만 벤자민의 투구 역시 하이라이트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패배했다면 KT는 최악의 결과를 준비해야 했다.
나머지 3경기를 싹쓸이해도 체력을 모두 소진한 채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불펜서도, 선발 마운드에서도 벤자민은 KT의 위기탈출 넘버원이다.
사진=KT위즈 제공
| <해당뉴스는 뽐뿌시스템이 해당게시판에 맞다고 판단하여 복사등록 하였습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월드(www.sportsworldi.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