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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정상대결 펼쳤던 삼성·지금은 내야 전면 리빌딩, 만만치 않은 세금 납부 그래도 멈출 수 없다[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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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6-16 10:04
조회수 145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는 없다.
수비가 특히 그렇다.
정교하게 예측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수많은 실패를 경험해야 수준급 수비를 펼칠 수 있다.

올시즌 삼성이 그렇다.
리그 최연소 키스톤 콤비를 가동하며 성공을 향한 실패를 감수한다.
2루수 김지찬(22), 유격수 이재현(20)이 내야 센터라인을 지킨다.
최근 2경기에서는 김영웅(20)이 핫코너를 맡았다.
1루수 오재일(37)을 제외하면 내야수 전원이 20대 초반이다.
지난 14일 경기에서는 김호재(28)가 1루수로 출전해 내야진 전원이 20대로 구성된 바 있다.

무모한 기용은 아니다.
김지찬은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는 테이블세터다.
도루 능력도 뛰어나 주자로서 가치도 높다.
오는 가을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지난해 입단한 이재현은 고교시절 대형 유격수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프로 1년차였던 지난해 홈런 7개를 쏘아 올렸다.
올시즌에는 이미 홈런 6개로 입단 2년차에 두 자릿수 홈런이 유력하다.
장타력을 갖춘 젊은 유격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팀은 없다.
김영웅도 고교시절 이재현과 함께 특급 내야자원으로 평가받았다.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은 1차 지명으로 이재현, 1라운드 지명으로 김영웅을 선택하며 미래 내야진을 구축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뒀다.
지명 당시부터 이재현을 유격수로, 김영웅을 3루수로 기용하는 청사진을 그린 바 있다.

그런데 청사진이 실현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13일부터 15일까지 LG와 주중 3연전 내내 삼성 내야수들은 나란히 실수를 범했다.
13일 이재현은 8회말 2사 1, 2루에서 강한 타구를 끝까지 쫓지 못했다.
안타로 기록됐고 결승타가 됐으나 이재현의 수비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난 공은 아니었다.

14일에는 김영웅이 번트 타구 처리 과정에서 2루를 바라본 후 1루 송구했다가 내야안타를 내줬다.
김지찬은 6~4~3 더블플레이 상황에서 1루 송구 에러를 범했다.
이 에러가 결승점으로 연결됐다.
이후 김영웅이 파울 플라이를 놓치는 장면도 나왔다.

15일 경기 6회 8점을 내주는 과정에도 실책이 있었다.
2사 2, 3루에서 문보경의 2루로 향하는 타구를 김지찬이 포구하지 못했다.
3-5에서 3-7로 상대에 승기를 빼앗기고 말았다.

물론 실수와 실패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4일 김영웅은 경기 후반 오스틴 딘의 강한 타구를 절묘한 슬라이딩 캐치로 잡았다.
그리고 정확한 1루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다.
13일에는 이재현이 골든글러브 유격수 오지환을 연상케 하는 벤트레그슬라이딩 후 1루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내야 수비가 어려운 이유는 고려할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강하고 빠른 타구를 처리하는 것 외에도 타자주자의 주력부터 출루한 주자들의 움직임, 투수의 구종과 로케이션에 따른 타구질 예상, 타자마다 다른 타구질을 미리 머릿속에 넣어야 한다.
상대가 번트를 비롯한 작전을 낼 경우 움직임도 미리 숙지해야 하며, 야구장마다 다른 그라운드 특성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결국 경험이다.
현역시절 국가대표 유격수로 활약한 삼성 박진만 감독도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13일 경기에서 보여준 이재현의 수비에 대해 “오른손 타자와 왼손 타자의 타구는 스핀이 다르게 먹힌다.
사실 나도 현역 시절 왼손 타자 타구가 어려웠다.
계속 경험을 하면서 성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이에 비해 잘 하고 있는 것은 맞다.
이제 대학교 2학년 아닌가. 그러나 득점권 상황이었으면 타구를 먼저 몸으로 막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워낙 많은 상황이 있기 때문에 내야수는 판단력이 중요하다.
경험하면서 판단력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수한 모습만 보면 갈 길이 멀어 보일지도 모른다.
불과 2년 전 정상대결까지 펼쳤던 모습을 돌아보면 더 그럴 수 있다.
당연히 납부해야 할 세금인데 금액이 유독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미 방향을 잡았다.
지난겨울 프랜차이즈 스타 김상수와 이별하면서 방향은 보다 뚜렷해졌다.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10년을 책임질 젊은 내야수들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팀 운명 또한 이들의 성장곡선과 맞물릴 확률이 높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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