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사라져 버린 영웅들…자신감 회복이 급선무?

두산 이영하, 이형범, 김민규, 이승진.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그동안 두산을 지탱해온 힘은 ‘화수분 야구’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왕좌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면서, 야수진은 세대교체가 더뎠고 뉴페이스 발굴에도 소득이 없었다.
반면 투수 파트는 달랐다.
미래를 이끌 재목이 꾸준히 등장했다.
선발과 불펜에서 한 축을 담당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부상과 부진으로 점점 기억에서 멀어졌다.

매년 꾸준히 투수 유망주가 튀어나왔던 두산이다.
특히 2019시즌에는 이영하가 선발 투수로 두각을 보였고, 양의지의 NC 이적에 따른 보상 선수로 두산에 합류한 뒤 클로저로 자리 잡은 이형범도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들은 이듬해부터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올 시즌 이영하는 사령탑의 배려 속에 2군에서 조정기를 수차례 거쳤다.
그사이 선발 자리도 뺏겼다.
이형범도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 기간을 거친 탓에 2020년 통으로 날렸다.
올해 다시 마운드에 섰으나 예전 같지 않다.
2020시즌에는 김민규와 이승진이 등장했다.
김민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스윙맨’ 역할을 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영웅으로 등장해 밝은 미래를 그렸다.
이승진도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을 앞세워 필승조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둘 모두 사정이 달라졌다.
김민규는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승진 역시 밸런스를 잃어 장점인 구속도 급격하게 저하됐다.

이형범의 부진은 부상 여파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영하와 김민규, 이승진은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이들의 부진 원인으로 ‘멘탈’을 꼽았다.
그는 이영하에 대해 “본인이 바깥쪽 공을 던질 때 안 맞으려고 하니까 공이 밀려들어 간다”고 진단했다.
김민규에 대해서는 줄곧 “제구가 안 됐을 때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승진 역시 “세이브왕을 해본 것도 아니고, 생각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변화구에 신경 쓰니까 밸런스가 무너진다.
장점인 패스트볼만 던지면 되는데, 그것마저 잃어버렸다”며 부진의 이유를 심리에서 찾았다.
이들의 부진과 함께 두산의 가을야구도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당장 올해 성적뿐만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들의 반등이 절실하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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