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KBO리그 마운드는 ‘2019 외국인투수 빅3’가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LG 케이시 켈리(33), NC 드류 루친스키(34), 키움 에릭 요키시(33)는 올해도 에이스로 활약하며 성공 보장 수표로 자리매김했다.
세 투수 모두 평균자책점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장점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함이다.
지난 3년 동안 규정이닝을 소화한 것은 물론, 올시즌에도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돌며 KBO리그 통산 600이닝을 훌적 넘겼다.
대부분의 외국인투수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한 시즌 최다 이닝을 경신했음에도 다치지 않고 임무를 완수한다.
 | 키움 선발투수 요키시가 지난달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2회초 2사 만루에서 김선빈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한 후 출루가 많아 불만스러운듯 소리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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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소속팀으로부터 절대적인 믿음도 얻었다.
요키시는 지난 2월 캠프 기간 아내의 출산으로 따로 시즌을 준비했다.
출산이 임박함에 따라 요키시는 고양에 있는 2군 훈련장과 고척돔을 오가며 공을 던졌다.
루친스키는 캠프 기간 투수들에게 투구에 대해 강의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루친스키가 피칭을 말하다’는 강의에서 젊은 투수들이 끊임없이 질문했고 루친스키는 성심성의껏 답했다는 후문이다.
 | NC 드류 루친스키가 2022 스프링캠프 기간 중 강의를 열어 투수들에게 자신의 그립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 | NC 다이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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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는 팀을 위한 희생을 자청했다.
지난해 후반기 아내의 출산이 임했음에도 한국을 떠나지 않았다.
자신의 공백에 따른 전력 약화를 우려한 채 시즌 후 가족과 재회하기로 했다.
LG 구성원들이 우승을 갈망하는 것이 이상으로 정상 등극을 바라는 켈리다.
기량과 인품에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류지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켈리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이렇게 잘 선택한 외국인투수는 팀 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한다.
그런데 외국인투수를 잘 뽑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서 외국인투수 5명이 짐을 싸고 떠났다.
켈리, 요키시, 루친스키처럼 KBO리그 4년차를 맞이한 KT 윌리엄 쿠에바스는 부상으로 이별했다.
한화 라이언 카펜터와 닉 킹험도 부상, KIA 로니 윌리엄스와 SSG 이반 노바는 부진으로 퇴출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MVP 두산 아리엘 미란다도 어깨 통증 이후 구위가 크게 하락했고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는 올해 처음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투수 중 롯데 찰리 반즈, LG 아담 플럿코, 삼성 알버트 수아레즈만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키움 타일러 애플러와 두산 로버트 스탁 모두 6월부터 고비와 마주한 모양새다.
입단 당시 애플러는 구위, 스탁은 선발투수 경험에 물음표를 안고 있었는데 둘다 과제를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확률이 높다.
외국인투수 주요 공급처인 메이저리그(MLB)에서 선발투수의 가치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미련없이 방출시켰을 투수들을 붙잡아 두는 경우가 늘었다.
코로나19로 2020년 단축시즌을 치렀고 마이너리그는 진행되지 않은 여파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투수 부상이 많아졌고 투수 유망주의 성장세도 지체됐다.
MLB 구단들은 보험용으로 최대한 선발투수를 묶어둔다.
게다가 올시즌부터 MLB 최소 연봉 규모가 약 50만 달러에서 약 70만 달러로 상향됐다.
처음 한국 땅을 밟는 외국인선수들은 총액 100만 달러 이내로 계약해야 한다.
프리에이전트(FA)가 아닌 선수는 이적료가 필요한데 이적료 또한 100만 달러에 포함된다.
시즌 중 교체를 진행하는 구단들이 “시장에 투수가 없다”고 말하는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켈리, 요키시, 루친스키 외에 2년차 SSG 윌머 폰트, 3년차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까지 구관이 명관이다.
반대로 뛰어난 새 얼굴을 찾기는 앞으로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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